금융위원회가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기업구조혁신펀드 조성을 약속했다. 올해 1조원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5년간 총 4조원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일 부산 BIFC에서 개최된 ‘기업구조혁신펀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재정적‧구조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구조개선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며 "과거에는 공공부문 또는 채권단 주도의 구조 개선이 주를 이뤘지만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 제도 변화와 자본시장 발전 등을 감안할 때 이제는 시장 중심의 기업 구조개선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투자는 높은 리스크로 인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문제에 대응해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정책자금이 민간 투자 리스크를 낮춰 자금을 유치하고 전문 운용사를 육성하는 등 ‘구조조정 투자 시장’을 조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협약식에서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윤희성 수출입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이 참석해 올해 1조원 조성을 위한 정책자금 5000억원 출자와 기관 간 적극적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이번 펀드는 캠코가 운용을 맡아 캠코의 기업지원프로그램 연계 등 기업 정상화 효과를 제고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운용주체인 캠코에 “그간 기업을 지원한 경험, 자체적인 기업 지원 프로그램과 시너지 창출을 통해 우수한 투자 사례를 창출하는 등 더 좋은 운영 성과를 이뤄 달라”고 당부했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설립 과정을 마무리한 뒤 이달 말부터 자펀드 운용사 모집공고와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캠코의 기업 지원프로그램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부산 지역 기업 ‘탱크테크’를 방문해 기업 현장 애로와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탱크테크는 조선기자재 생산업체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박 평형수 균형 유지 장치’를 생산하는 등 조선기자재 국산화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이다. 조선업 전반에 걸쳐 극심한 불황이었던 2020년 9월 탱크테크는 캠코의 자산매입 후 재임대(Sale&Lease Back)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제품 다변화로 수익성을 제고했다.
최근 물가‧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기업 현장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이 직면한 자금 애로를 완화하기 위해 금리 감면 특례 대출, 우대보증 등 다양한 맞춤형 금융 지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캠코의 신규 자금 지원 범위를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상 워크아웃 기업으로 확대하는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기업 애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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