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우리나라 대통령실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연일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정부는 의혹을 규명하기보다는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틀어막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동맹의 핵심 가치는 상호존중과 신뢰로 공동의 이익을 위해 힘을 모을 때는 모으더라도 친구의 잘못은 단호하게 지적하는 것이 성숙한 동맹"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는 도청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파악하고 사실이라면 미국 정부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며 "정부의 무너진 안보 기강 역시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북한 드론에 서울의 하늘이 뚫리고 대통령실이 외국 정보기관 도청에 노출되는 일은 결코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과 대통령실 보안 강화를 위한 입법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 위축과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국세 수입 감소 우려가 나오면서 정부가 유류세 인하의 단계적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에는 "재벌 초부자들의 특권 감세를 감행할 때부터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며 "유류세 인하 폐지는 서민 증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부자 감세를 하느라 구멍 난 나라 살림을 왜 서민, 국민의 지갑으로 때우려 하느냐"며 "초부자 특권 감세부터 바로 잡는 것이 순리고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에 선후 경중을 제대로 인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날 강원도 강릉시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서는 "피해를 본 모든 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정부는 이재민 지원과 피해 복구에 최대한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제1책임"이라며 "산불을 포함해 재난 대응 매뉴얼 전반을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해보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