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사피온은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와 진행한 시리즈A 펀드레이징(투자자 모집)을 통해 GS 계열사와 대보그룹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사피온·GS건설·GS네오텍·대보정보통신 등 네 회사가 함께 국내 AI 풀스택(AI 모델+AI 반도체)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피온은 SK텔레콤(62.5%)·SK하이닉스(25%)·SK스퀘어(12.5%)가 지분을 보유한 SK 계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다.
사피온은 자사 AI 반도체 'X220' 양산과 'X300 시리즈' 개발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외부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올해 초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시리즈A 투자 유치에 나섰다. 사피온 펀드레이징은 현재 마무리 단계며 5월 중 최종 모집 마감을 통해 500억원 이상 추가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5000억원 이상 인정받을 계획이다.
투자와 사업 협력의 중요성을 고려해 전날 진행한 체결식에는 류수정 사피온 대표, 유영상 SKT 대표, 하민용 CDO, 김진중 성장사업담당 등 SKT 측 경영진과 허진홍 GS건설 투자개발사업그룹장, 이종훈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대표, 허철홍 GS엠비즈 대표, 서정인 GS네오텍 IT사업본부장, 예영권 경영지원부문장 등 GS 측 경영진이 참석했다. 대보그룹에선 최재훈 부사장과 김상욱 대보정보통신 대표가 참석했고 투자를 주관한 박병은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 대표 등도 자리를 같이했다.
투자 유치와 함께 사피온·GS건설·GS네오텍·대보정보통신 등 네 회사는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각 그룹 계열사의 AI 적용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추후 개별 회사와 실증(POC)을 통한 기술 검증 후 사피온 AI 반도체 상용화에 나선다.
GS건설은 벤처캐피털 자회사인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사피온 투자에 참여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 기술과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GS건설은 사피온의 AI 반도체가 회사가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도심항공교통(UAM)·스마트시티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에 나섰다.
GS건설이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인 사피온 'X330'을 활용해 AI 반도체팜을 구축하거나 차량용 AI 반도체인 'X340'을 활용해 UAM 항법장치를 만드는 것 등을 대표적인 양사 협력 기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GS건설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CCTV에 사물인터넷용 AI 반도체 'X350'을 탑재하는 방안도 있다.
AI 모델과 사피온 AI 반도체를 연결하는 작업은 GS 계열 클라우드 관리(MSP)·시스템 통합(SI) 업체인 GS네오텍이 맡는다. 서정인 GS네오텍 본부장은 "이번 사업 협력을 통해 GS네오텍의 IT 사업에 사피온의 AI 반도체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미디어, 사물인터넷,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대보그룹은 자사가 보유한 공공·국방·교통 인프라 구축(SI) 역량과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총판 사업 경험을 사피온 AI 반도체와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엔비디아 GPU보다 저렴한 사피온 AI 반도체를 활용해 각종 공공·국방·교통 AI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주하는 형태다. AI 모델 구축과 AI 반도체 최적화는 대보정보통신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재훈 대보그룹 부사장은 "이번 사업 협력이 각 회사의 AI 경험과 기술을 융합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대보그룹의 IT 인프라 구축 역량과 기존 AI 반도체 총판 사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협력 사업 진행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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