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美 도·감청 '답변 거부'에…박지원 "尹에 배운 그대로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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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은 기자
입력 2023-04-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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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국 정보기관, 지금 이순간도 도청...당한 게 잘못"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8일 오후 대전 서구문화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 명사 초청 시국 강연'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3일 미국 도·감청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을 두고 "권력이 저렇게 오만하면 안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배운 그대로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바이든 날리면 어쩌고 하니까 MBC 기자를 전용기에 안 태워버리지 않냐. 그런 걸 배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원장은 "김 차장은 이명박 정권의 외교와 대북 정책을 버린 사람"이라며 "실패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에 재등용돼서 부리는 횡포가 우리나라 외교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도·감청 행위에 대해서는 "도청에 악의적인 도청이 있고 선의적인 도청이 있나. 도청은 도청이고 불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지금 이 순간에도 각국의 정보기관에서는 도청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대통령실과 NSC 안보실장, 외교비서관이 도청을 당한 게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나라도 타국을 도청하냐는 질문에는 "전직 국정원장으로서 답변은 안 하는 게 맞다"면서도 "도청 (시도를) 안 하는 곳은 없다. 그렇지만 당하는 것이 문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도청 기술은 세계 어느 나라도 보안할 수 없다. 그만큼 첨단 기술"이라며 "그러니 도청을 당했으면 대통령실이 꼬아서 변명하지 않고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전 원장은 "주권 국가로서 당연히 미국에 항의하고 그 원인을 규명을 해서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한다"며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가지고도 우리 국민이 얼마나 자존심 상해야 하는데 (변명하는 것은) 너무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한미동맹의 근간을 해쳐서는 안 되지만 주권 국가로서 강력 항의해야 할 문제"라며 "도청을 안 당했다고 거짓말하고 변명해서 그걸 믿는 국민은, 전 세계인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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