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도 투자, 1000% 수익" 투자자들 현혹…코인 사기 여전히 기승

피해상담·신고건수 47.5% 급증...의심되면 수사기관·금감원에 신고

[자료=아주경제DB]

# 직장인 A씨는 '대기업이 직접 개발하고 투자한다'는 한 코인 유튜브 광고를 접하게 됐다. 이 광고에는 국내 굴지의 '00전자 총수가 직접 투자한 코인'이라는 소개와 함께 1000%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겨 있었는데 영상 조회수는 수십만 회에 이르렀다. 광고에 혹해 담당자와 1대1 상담을 신청한 A씨는 ‘개인간 합의매매(프라이빗 세일)’로 시가보다 싸게 살 수 있고 고수익과 원금을 보장한다는 담당자의 말에 1000만원을 투자했고 이후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 또다른 투자자 B씨는 지난 1월 자신을 해외 코인거래소 소속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으로부터 코인을 추천받았다. 이직원은 해당 코인이 곧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라며 상장공지를 제시했고 B씨는 이후 해당 코인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안내받은 계좌에 총 3000만원을 입금했다. 이후 '상장'이 거짓임을 알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사기범의 연락두절로 투자금을 전부 잃었다.
 
금융감독원은 위 사례와 같이 가상자산(코인) 투자를 미끼로 사기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13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 가상자산 투자를 빙자한 사기 피해 상담·신고건수는 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건에 비해 47.5% 급증했다.

 
최근 코인 투자를 가장한 사기의 주요 특징으로는 △유튜브를 이용한 허위광고 △가짜 상장공지 △허위 원금보장약정서 △대출유도 △허위 조작 코인시세 그래프 이용 등이 꼽힌다.
 
우선 불법 업체들은 위 사례와 같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재용이 투자한 코인” “국내 대기업이 투자한 유망 코인”이라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영상이 수 십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고 자금 모집이 되면 채널을 폐쇄하고 다른 채널에서 또 광고를 이어갔다.

특히 사기범들은 여유자금이 부족한 투자자에게는 부채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라며 제2금융 대출을 받아 추가로 투자하도록 요구했다. 불법 업체가 신분증 사본, 계좌번호, 통신사 보안 인증번호 등 개인정보를 받아 제2금융권에 대출을 신청했다. 대출금을 수령한 피해자가 코인 투자 자금 명목으로 업체로 송금하도록 유도했다.
 
실제 범행 과정에서 특정 코인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에 곧 상장될 예정이라며 상장 공지문을 거래소에서 배포한 것처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보증 서약서와 지분 인수 확약서에 “매입 평단가 기준으로 손해가 발생하면 같은 매입평단가에 재매입한다”는 원금보장 내용을 담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내용의 공지문은 사실 가짜였다. 

감독당국은 이러한 특징을 가진 코인 투자 홍보가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코인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특히 ‘레버지리투자’라며 추가 대출을 위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고 대응요령도 소개했다. 개인정보를 제공할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고액 대출이 실행될 수 있어 특히 주의를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체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상장예정이라고 코인을 소개한다면 반드시 해당 거래소 고객센터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만약 투자유치 업체의 이같은 내용이 사기인 것으로 느껴진다면 즉각 거래를 중단하고 녹취나 문자메시지 등 증빙자료를 확보해 수사기관·금감원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