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절반이 기후 난민인 상황입니다. 난민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지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이 환경과 인구 문제 등에 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이하 예술위)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오는 5월 20일에 개막하는 2023년 베니스비엔날레 제18회 국제건축전에서 선보일 한국관의 전시계획안을 발표했다.
정 감독은 12일 열린 간담회에서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참석한 90프로 이상의 작품이 환경을 다루고 있더라. 이면에 있는 문제들까지 같이 생각해보기 위해 전시를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2086 : 우리는 어떻게?’는 환경위기가 우리의 공동체와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며 인류 문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가정한다. 또한, 진정한 환경위기는 단지 해수면 상승과 지구 온난화, 대기 오염물질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실 우리의 신체와 정신 안에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국관의 전시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선택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인지할 것을 촉구하고자 크게 장소특정적 프로젝트와 관람객 참여형 게임으로 구성했다.
한국의 국제도시 동인천, 소도시 군산, 경기도 마을 등 세 커뮤니티에 관한 사례연구를 바탕으로 미래에 우리가 살아갈 새로운 생태계에서 더 공감하고 성찰하는 삶을 상상한다. 커뮤니티별로 건축가와 지역사회 연구자로 이뤄진 프로젝트팀은 함께 작업하며 도시화와 현대화, 서구화가 이뤄지는 과정을 탐색하며 변증법적 과정에 비추어 2086년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는 세 개의 도시 건축적 미래 시나리오와 한 개의 영상 작업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또한, 미래 시나리오를 관람한 관객들은 TV 퀴즈쇼 형식의 ‘Together How 게임’을 통해 경제, 사회, 자원과 국토 등의 이슈 관련 14개의 질문에 응답하며 본인이 선택한 게임의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정 감독은 “블랙코미디 같은 질문 7개. 현실적인 질문 7개를 준비했다”라며 “관객은 선택지 3개 중 한 개를 고르게 되는데, 이를 통해 관객은 현재의 선택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전시 내용 자체뿐만 아니라 준비 과정 또한 환경을 생각하게 한다. 정 감독은 “이전까지는 한국에서 모든 걸 만들어 현지로 갔지만, 이번에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모든 걸 제작한다. 환경 이야기를 하면서 온실가스 내뿜는 배를 이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2023년 베니스비엔날레 제18회 국제건축전은 미래의 실험실(The laboratory of the future)이라는 주제로 5월 20일부터 11월 26일까지 약 6개월 간 이탈리아 베니스 현지 카스텔로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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