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H&B 스토어, CJ올리브영 중심 재편…'화장 지운' GS·롯데·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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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3-04-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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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의 롭스, 신세계그룹의 부츠 매장. [사진=각사]

국내 화장품 유통시장이 단일 브랜드에서 H&B(헬스&뷰티) 스토어 등 편집숍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화장품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던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 잇따라 사업 철수를 선언하는 모습이다.
 
H&B 스토어는 화장품을 비롯해 영양제 등 여러 가지 품목을 취급한다. 특히 화장품은 보관하기 쉽고 마진이 많이 남는 품목 중 하나로 사업 진입장벽이 낮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최근 몇 년간 국내 기업들이 화장품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유통대기업 모두 ‘백기투항’···올리브영, 사실상 독주 체제
 
16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 랄라블라와 롯데쇼핑 롭스가 로드숍을 전면 철수했다. 신세계그룹은 드러그스토어 분스(BOONS)와 부츠(BOOTS)에 이어 스톤브릭까지 접으면서 CJ올리브영을 제외한 유통업체 화장품 사업이 고전을 하고 있다.

결국 유통 대기업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에도 올리브영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GS리테일은 2004년 홍콩 왓슨스홀딩스와 각각 지분 50%를 출자해 합작법인 ‘왓슨스코리아’를 세우며 H&B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7년 왓슨스코리아를 흡수합병하면서 랄라블라로 브랜드명을 바꾸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GS리테일은 리뉴얼 당시 2018년 기준 168개였던 매장 수를 300개까지 늘린다는 포부를 밝혔다.

랄라블라는 GS리테일 측 예상과 달리 고전했다. 당시 올리브영과 롭스 등 경쟁사에 밀리면서 매장 수는 2019년 140개, 2020년 124개로 점차 줄었고 지난해 8월 사업 종료를 선택했다.
 
롯데그룹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쇼핑이 운영했던 H&B 스토어 롭스는 뷰티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중요한 충성고객 유치에 실패했다. 상품 다양성 부재는 물론 타사와 차별화하는 데도 실패했다. 롭스는 거리 매장을 전면 철수하고 롯데마트 숍인숍 형태로 전환했다.

신세계 역시 뷰티시장에서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다. 2012년 드러그스토어 분스 운영을 시작했다가 2017년 정리하고, 영국 H&B 스토어 부츠로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츠는 국내 시장에 안착하기도 전에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2020년 매장 33곳을 모두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정 부회장은 자체 화장품 브랜드 스톤브릭을 야심 차게 선보였으나 이 또한 자리를 잡지 못하고 2021년 운영을 종료했다.

◆올리브영, 1999년부터 H&B 시장 개척···‘옴니채널’ 전략 주효
 
올리브영은 H&B 스토어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선점 효과’ 때문이다. 1999년 11월 서울 신사동에 1호점을 오픈한 올리브영은 국내 H&B 시장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 수는 지난해 1265개에서 올해 3분기 기준 1298개로 늘어났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한 2조780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97% 늘어난 2714억원이다.
 
영업 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도 1.5배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은 4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95% 성장했으며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1.17% 증가한 2217억원이다.
 
그동안 올리브영은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온라인몰’을 신설했다. 또한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등을 통해 꾸준히 온라인 강화를 해왔다.
 
특히 접근성 확보를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에도 오히려 매장 수를 확대했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이른바 ‘옴니채널’ 사업자를 표방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선정 경영본부장이 신임 대표로 취임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올리브영 MD사업본부장을 지낸 이 대표는 올리브영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랄라블라와 롭스 등 후발 주자가 H&B 스토어 시장에 진출했을 시기에는 이미 올리브영 매장이 500개 이상으로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면서 “올리브영이 선점한 뷰티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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