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대학로가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미술계와 공연계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연결을 꿈꾼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아르코미술관(관장 임근혜)은 주제기획전 ‘기억ˑ공간’을 오는 7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14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아르코미술관에 대한 동시대 작가들의 기억을 통해 미술관 안과 밖의 다양한 공간을 연결하고 활성화함으로써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을 재조명한다.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설치 등을 포함해 국내외 작가 9명(팀)의 23점 모두 신작으로 구성되며, 전시장을 비롯해 아카이브라운지, 프로젝트스페이스, 야외 로비, 계단, 통로, 화장실 등 미술관 곳곳에서 펼쳐진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함께 있는 아르코미술관은 대학로를 대표하는 공간 중 하나다. ‘기억ˑ공간’ 전시는 아르코미술관을 주제로한 다양한 기억과 예술을 보여줬다.
아르코미술관 관계자는 “‘기억ˑ공간’ 전시는 사료를 바탕으로 기술한 제도기관의 공식적인 역사가 아닌, 공간을 매개로 형성된 개인적·사회적 기억을 감각적 매체로 다루는 예술적 기록을 시도한다”라며 “이를 통해 아르코미술관이라는 제도 공간, 그리고 미술관이 자리한 공원의 장소성을 다양한 기억과 결부시켜 돌아보고, 오늘날 예술과 사회의 관계성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라고 전했다.
아르코미술관이 위치한 장소는 옛 경성제국대에 이어 서울대 문리대가 자리했으며, 1960년 4.19혁명이 시작된 곳이다. 서울대가 관악으로 이전한 후 조성된 마로니에 공원 안,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김수근 건축가의 설계로 1979년 미술관이 완공됐다. 이후 붉은 벽돌 건물은 바로 옆 아르코극장과 함께 대학로의 상징이 되었다.
한국 최초로 동시대 미술을 위한 공공 전시장으로 신축된 미술회관(아르코미술관의 전신)은 1960~80년대 민주화 운동과 1990년대 이후 청년문화와 소비문화가 주도한 사회 변화 등을 목도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작가들은 지난 한 세기에 걸쳐 변화한 미술관 주변에 대한 기억을 파노라마로 연결하고(김보경), 생성과 소멸을 반복해온 문화적 에너지를 1990년대 사이버 문화의 이미지로 표현하고(박민하), 미술관에 대한 개인의 기억과 장소의 서사를 텍스트에 기반한 이미지로 재구성(윤향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술관의 시간을 기록한다.
제도기관의 장소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루기도 했다. 마로니에 공원을 정치적 시위와 거리 문화의 열기가 교차하는 ‘광장’으로 바라보고(안경수), 유기적인 이미지를 중첩시켜 모더니즘 건축물의 견고함에 균열을 내고(황원해), 미술관 내부로 침투하는 사운드를 통해 예술과 일상의 에너지를 교차시키는(이현종) 다양한 시도가 이뤄진다.
또한,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한 페이크 다큐멘터리(양승빈), 건물의 물리적 한계를 신체를 통해 감각하고 매개하는 퍼포먼스 영상(문승현), 의자에 앉는다는 행위를 통해 신체와 장소성을 탐색하는 설치작품(다이아거날써츠) 등 예술가와 사회를 잇는 미술관의 매개 역할에 대한 성찰을 다룬다.
잣나무가 많아 ‘잣골’로 불렸다는 작품 설명은 대학로를 새롭게 느껴지게 한다. 대학로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보면서, 관객은 자신 만의 대학로를 추억하게 된다.
◆ 시민과 연극인 잇는 서울연극센터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은 지난 12일 서울연극센터의 문을 3년 만에 다시 열었다.
서울연극센터는 연극을 중심으로 시민과 연극인이 교류하는 플랫폼이다. 2007년 개관해 연간 약 13만 명의 방문객이 찾을 만큼 대학로 연극의 허브 역할을 해온 서울연극센터는 지난 2020년부터 약 3년 동안 노후된 건물의 안전을 보강하고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공사를 서울시 주관으로 진행해왔다.
연면적 942.61㎡ 규모의 서울연극센터는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기존 2개 층만 사용하던 공간에서 지상 4층으로 확장해 전 공간을 활용해 연극을 중심으로 시민과 연극인이 만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별도의 로비가 없는 대학로 소극장들의 공공 라운지 역할을 하는 1층에선 방문객 누구나 공연 전에 시간을 보내거나 대학로에서 펼쳐지고 있는 공연예술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2층은 연극인을 위한 작업공간으로 연습, 회의, 세미나 등을 할 수 있는 다목적실, 세미나실, 공유랩을 마련했으며, 3층은 쇼케이스, 낭독공연, 전시, 교육,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하도록 스튜디오를 설치했다.
서울연극센터는 재개관을 맞아 관객과 배우를 연결하는 ‘퇴근 후 공연 전’과 다양한 방식으로 희곡을 감각하는 ‘희곡제: 침묵과 말대꾸’ 등 2개의 프로그램을 오는 5월 31일까지 진행한다.
‘퇴근 후 공연 전’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에 진행하는 연극인의 토크 프로그램이다. 관객의 퇴근과 연극인의 출근 사이의 시간에 일과 연극, 연기와 삶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강애심, 김신록, 박정자, 성수연, 손숙, 우미화, 이승준, 장영남, 정동환, 정원조, 황은후 등 연극을 기반으로 매체 활동이 활발한 배우와 부새롬 연출 등 12명의 연극인이 출연할 예정이다.
‘희곡제: 침묵과 말대꾸’는 오는 31일까지 펼쳐지는 희곡 중심 페스티벌이다. 연극 전문 웹진 ‘연극in’에 게재된 희곡 47편을 전시, 낭독공연, 공개감상 등을 통해 감각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신해연, 김주희, 전서아, 조소민, 나수민, 강동훈 작가 등 46명의 극작가가 참여한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연극창작지원시설(가칭)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새단장을 마친 서울연극센터의 재개관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준공될 연극창작지원시설까지, 새로운 연극 전문 클러스터가 대학로 연극 인프라와 생태계에 선순환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대학로의 연극 벨트들을 잇고 순환시켜 ‘신(新)대학로 시대’를 실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아르코미술관(관장 임근혜)은 주제기획전 ‘기억ˑ공간’을 오는 7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14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아르코미술관에 대한 동시대 작가들의 기억을 통해 미술관 안과 밖의 다양한 공간을 연결하고 활성화함으로써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을 재조명한다.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설치 등을 포함해 국내외 작가 9명(팀)의 23점 모두 신작으로 구성되며, 전시장을 비롯해 아카이브라운지, 프로젝트스페이스, 야외 로비, 계단, 통로, 화장실 등 미술관 곳곳에서 펼쳐진다.
아르코미술관 관계자는 “‘기억ˑ공간’ 전시는 사료를 바탕으로 기술한 제도기관의 공식적인 역사가 아닌, 공간을 매개로 형성된 개인적·사회적 기억을 감각적 매체로 다루는 예술적 기록을 시도한다”라며 “이를 통해 아르코미술관이라는 제도 공간, 그리고 미술관이 자리한 공원의 장소성을 다양한 기억과 결부시켜 돌아보고, 오늘날 예술과 사회의 관계성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라고 전했다.
아르코미술관이 위치한 장소는 옛 경성제국대에 이어 서울대 문리대가 자리했으며, 1960년 4.19혁명이 시작된 곳이다. 서울대가 관악으로 이전한 후 조성된 마로니에 공원 안,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김수근 건축가의 설계로 1979년 미술관이 완공됐다. 이후 붉은 벽돌 건물은 바로 옆 아르코극장과 함께 대학로의 상징이 되었다.
한국 최초로 동시대 미술을 위한 공공 전시장으로 신축된 미술회관(아르코미술관의 전신)은 1960~80년대 민주화 운동과 1990년대 이후 청년문화와 소비문화가 주도한 사회 변화 등을 목도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작가들은 지난 한 세기에 걸쳐 변화한 미술관 주변에 대한 기억을 파노라마로 연결하고(김보경), 생성과 소멸을 반복해온 문화적 에너지를 1990년대 사이버 문화의 이미지로 표현하고(박민하), 미술관에 대한 개인의 기억과 장소의 서사를 텍스트에 기반한 이미지로 재구성(윤향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술관의 시간을 기록한다.
제도기관의 장소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루기도 했다. 마로니에 공원을 정치적 시위와 거리 문화의 열기가 교차하는 ‘광장’으로 바라보고(안경수), 유기적인 이미지를 중첩시켜 모더니즘 건축물의 견고함에 균열을 내고(황원해), 미술관 내부로 침투하는 사운드를 통해 예술과 일상의 에너지를 교차시키는(이현종) 다양한 시도가 이뤄진다.
또한,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한 페이크 다큐멘터리(양승빈), 건물의 물리적 한계를 신체를 통해 감각하고 매개하는 퍼포먼스 영상(문승현), 의자에 앉는다는 행위를 통해 신체와 장소성을 탐색하는 설치작품(다이아거날써츠) 등 예술가와 사회를 잇는 미술관의 매개 역할에 대한 성찰을 다룬다.
잣나무가 많아 ‘잣골’로 불렸다는 작품 설명은 대학로를 새롭게 느껴지게 한다. 대학로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보면서, 관객은 자신 만의 대학로를 추억하게 된다.
◆ 시민과 연극인 잇는 서울연극센터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은 지난 12일 서울연극센터의 문을 3년 만에 다시 열었다.
서울연극센터는 연극을 중심으로 시민과 연극인이 교류하는 플랫폼이다. 2007년 개관해 연간 약 13만 명의 방문객이 찾을 만큼 대학로 연극의 허브 역할을 해온 서울연극센터는 지난 2020년부터 약 3년 동안 노후된 건물의 안전을 보강하고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공사를 서울시 주관으로 진행해왔다.
연면적 942.61㎡ 규모의 서울연극센터는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기존 2개 층만 사용하던 공간에서 지상 4층으로 확장해 전 공간을 활용해 연극을 중심으로 시민과 연극인이 만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별도의 로비가 없는 대학로 소극장들의 공공 라운지 역할을 하는 1층에선 방문객 누구나 공연 전에 시간을 보내거나 대학로에서 펼쳐지고 있는 공연예술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2층은 연극인을 위한 작업공간으로 연습, 회의, 세미나 등을 할 수 있는 다목적실, 세미나실, 공유랩을 마련했으며, 3층은 쇼케이스, 낭독공연, 전시, 교육,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하도록 스튜디오를 설치했다.
서울연극센터는 재개관을 맞아 관객과 배우를 연결하는 ‘퇴근 후 공연 전’과 다양한 방식으로 희곡을 감각하는 ‘희곡제: 침묵과 말대꾸’ 등 2개의 프로그램을 오는 5월 31일까지 진행한다.
‘퇴근 후 공연 전’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에 진행하는 연극인의 토크 프로그램이다. 관객의 퇴근과 연극인의 출근 사이의 시간에 일과 연극, 연기와 삶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강애심, 김신록, 박정자, 성수연, 손숙, 우미화, 이승준, 장영남, 정동환, 정원조, 황은후 등 연극을 기반으로 매체 활동이 활발한 배우와 부새롬 연출 등 12명의 연극인이 출연할 예정이다.
‘희곡제: 침묵과 말대꾸’는 오는 31일까지 펼쳐지는 희곡 중심 페스티벌이다. 연극 전문 웹진 ‘연극in’에 게재된 희곡 47편을 전시, 낭독공연, 공개감상 등을 통해 감각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신해연, 김주희, 전서아, 조소민, 나수민, 강동훈 작가 등 46명의 극작가가 참여한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연극창작지원시설(가칭)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새단장을 마친 서울연극센터의 재개관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준공될 연극창작지원시설까지, 새로운 연극 전문 클러스터가 대학로 연극 인프라와 생태계에 선순환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대학로의 연극 벨트들을 잇고 순환시켜 ‘신(新)대학로 시대’를 실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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