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눈과 입이 행복한 인천 나들이…몸과 맘 든든하니 콧노래 절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기수정 문화부 부장
입력 2023-04-21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이국적인 매력 뽐내는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서 카누 즐기고

  • 짜장면 박물관·한중문화관 등…중구 개항장거리서 역사여행

  • 송도 원도심에 자리한 'SFG 푸드파크 송도' 나들이에 정점

  • 바다쏭&베이커리서 인생샷 찍고 송도발비·마켓 들러 입호강

  • 풍선아트·캐리커처…어린이날 가족 방문객 대상 이벤트도 풍성

"엄마, 이번 주엔 나와 놀아줄 수 있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듬뿍 담긴 아이의 말에 가슴 한쪽이 저려온다. 이번 주엔 무슨 일이 있어도 시간을 내 아이와 함께하리라. 집 안에서도 물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지만 아이를 위해 나가야겠지. 어디가 좋을까. 멀리 갈 수는 없어도 집 근처에서 한나절 나들이를 즐겨 보기로 한다.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에 떠다니는 문보트. [사진=한국관광공사]

◆인천인 듯 인천 아닌···이국적 분위기 만끽

멀리 갈 수 없지만 멀리 여행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내보자. 그래서 목적지는 '송도국제도시'다. 굳이 먼 곳까지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인천에서 나서 자랐고 현재도 살고 있는 자칭 '프로 인천러'임에도 송도국제도시는 퍽 낯설다. 인천 구도심 분위기와 사뭇 달라서일까. 행정구역상 분명 인천인데 인천이 아닌 듯하다. 

"라떼(나때)는 말이야~. 여기(송도국제도시)가 다 갯벌이었어." 그래도 아이에게  해줄 이야기가 많아 절로 흥이 나는 엄마다. 

송도국제도시는 연수구 해안에 모래를 쌓고 다져서 조성한 신도시다. 여의도 면적 17배쯤 되는 간척지에 빌딩 숲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곳 송도 나들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단연 센트럴파크다. ​센트럴파크는 국내 최초로 바닷물을 활용해 수로를 만든 해수 공원이다. 수년 전만 해도 황량했던 간척지에 공원이 들어섰고, 길이 1.8㎞, 최대 폭 110m에 이르는 수로까지 조성됐다. 공원 주변은 현대 조형물과 한옥 호텔 등 단아한 건축물로 채워졌다. 

주말이면 수로를 빼곡하게 메운 아마추어 뱃사공을 만날 수 있다. 빌딩 숲을 병풍 삼아 보트를 타고 카누를 젓는 이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해 질 녘 특히 운치 있다. 센트럴파크에 불이 하나둘 켜지면 도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풍을 맞으며 문보트가 떠다니는 모습만 봐도 절로 힐링이 된다. 

센트럴파크 주변에는 잔디밭과 숲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진다. 굳이 수상 레포츠를 즐기지 않아도 산책 코스를 한 바퀴 도는 길이 탐스럽다. 사슴농장 같은 소소한 볼거리도 있다.

곳곳에 들어선 조각상은 공원 산책의 품격을 높인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지구촌의 얼굴, 관악기, 오줌싸개, 고래 등을 테마로 한 공공 미술 작품과 마주친다.

송도국제도시에서 바다 구경을 놓칠 수 없다. 인천대교전망대 오션스코프는 컨테이너 세 개로 제작된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컨테이너는 각각 서해와 인천대교, 서쪽 하늘을 상징한다. 전망대 계단에 오르면 간척지 너머 멀리 인천 앞바다가 보인다.
 

차이나타운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

◆인천의 옛 모습과 조우하다 

이제 빌딩 숲을 벗어나 인천의 옛 모습을 마주하러 발걸음을 재촉한다. 목적지는 인천의 근대사가 담긴 개항장거리(인천 중구)다. 

송도국제도시에서 개항장거리까지는 차로 30~40분 걸린다. 

인천 개항장거리는 인천역 앞 차이나타운에서 시작된다. 도로변에 설치된 차이나타운의 상징 '페루'가 세 군데(인천역 앞·한중문화관 앞·자유공원)에 설치돼 있다.

첫 번째 페루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짜장면 박물관이 자리한다. 

짜장면은 인천 개항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 화교가 정착하면서 차린 중식당에서 간단하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국수를 만든 것이 짜장면의 시초라고 한다 .

짜장면을 최초로 판매한 곳은 바로 공화춘이다. 1911년부터 70여 년간 운영하다 1983년 영업을 중단했고 2012년부터 짜장면 박물관으로 활용 중이다.

인천 화교 역사와 한·중 문화를 더욱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한중문화관과 화교역사관을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대불호텔 전시관, 생활사 전시관 부근은 일제강점기 당시 근대 건축물이 줄지어 자리하고 있어 일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래서 '일본풍 거리'로도 불린다.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숙박 시설로 알려진 대불호텔에서는 우리나라와 인천 중구 숙박 시설의 근대 역사를 두루 엿볼 수 있다.

그 옆으로 인천 개항박물관과 인천 개항장 근대건축 전시관, 한국근대문학관 등 여러 박물관도 만날 수 있다. 인천 개항박물관은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으로 1890년대에 지어졌다.

은행으로 사용할 당시 창문과 금고, 기둥 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건축사적으로 많은 가치를 가진다. 개항 이후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근대 문물과 관련 자료,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경인선 역사, 개항기 인천 거리 풍경, 일본 은행과 관련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으로 사용했던 건물은 인천개항장근대건축전시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개항 이후 인천항 자료, 개항기부터 현재까지 근대 건축물과 관련한 사진과 영상 등을 전시한다.

개항장 시절 창고로 사용했던 건축물은 1890년대부터 1948년까지 한국 근대문학을 볼 수 있는 한국근대문학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개항장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공간은 인천아트플랫폼이다. 대한통운 건물이 개보수를 거쳐 8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탄생했다.

인천 개항장거리. 시간은 흐르고 흘러 흔적을 남겼다. 우리는 이것을 '역사'라고 부른다. ​과거의 길이 지금의 이 거리가 돼 우리 가슴속에 또 하나의 추억으로 새겨진다.
 

송도갈비 본점 야경[사진=SFG그룹]

◆금강산도 식후경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송도국제도시부터 개항장 일대까지 훑고 나니 슬슬 허기가 진다. 아이도 배고프다고 채근한다. 국제도시 안에도 많은 식당이 있지만 조금 이동하기로 한다. 워낙 고기를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해 SFG 푸드파크 송도로 향한다. 

송도국제도시 인근이 '신도시'라면 SFG 푸드파크 송도가 자리한 곳은 송도 원도심이다.

1989년 유원지로 지정된 이후 해수욕장과 자동차 극장, 각종 놀이시설을 운영하며 인천 시민의 대표 휴양지가 됐고, 주변 상업시설도 덩달아 성업했던 곳이다. 송도갈비가 수원왕갈비, 포천이동갈비와 더불어 수도권 '3대 갈비'로 불리게 된 것도 여기서 시작된다. 하지만 점차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2011년 사업자가 운영을 중단하며 사실상 폐업했다.

가는 길에 어릴 적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준다. "사실 우리가 가려는 곳은 송도유원지야. 예전 엄마 어릴 적엔 이곳으로 소풍을 많이 갔는데 말이야."

아이가 따분해하건 말건 추억에 젖어 떠들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 

'소풍 명소' 송도유원지는 사라졌지만 이 일대에 '음식 테마파크'가 유원지의 빈자리를 채웠다. 갈빗집과 카페, 마켓까지 세 개 분야 식음업장이 일종의 음식 테마파크처럼 조성돼 있다. 

맛있는 음식에 자연과 어우러진 포토존까지 갖춰져 있고, 수도권 어디서든 1시간 남짓이면 닿는 인천시민뿐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많이 찾는다. 

바닷가와 맞닿은 이곳은 그야말로 미식 테마공원이다. 연못과 정원이 잘 가꿔져 있고 곳곳에 설치된 로봇, 초승달 등 이색 조각품은 야외 미술관 못지않은 감흥을 선사한다. 

이곳 SFG 푸드파크 송도는 송도유원지 해안로에 위치한 덕에 해 질 녘이면 서해 황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인증샷 맛집이다. 

SFG 푸드파크에는 오션뷰를 품은 바다쏭 카페&베이커리와 원기 충전을 위한 송도갈비 본점, SFG의 프리미엄 포장상품관인 SFG 마켓이 들어서 있다. 26년 역사를 품은 SFG 신화푸드그룹이 운영하는 곳이다. 

5000평 규모 대지에 조성됐고 차량을 250여 대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까지 갖춘 덕에 단지 내 산책만으로도 나들이 기분을 낼 수 있지만 주말이면 오픈런(개점 질주) 현상이 펼쳐지는 이유는 바로 '고기' 덕분이다. 

1층 수라간에서는 양념본갈비와 생한돈양념구이 등 스테디셀러 메뉴를 즐길 수 있고, 소고기 전용 프리미엄관인 2~3층 영빈관에서는 1++ 최상등급 토종한우 생등심과 꽃등심, 생본갈비, 육회 등을 맛볼 수 있다. 오징어무절임, 가자미구이 등 반찬도 일품이다. 

식당 옆에 자리한 베이커리 카페 바다쏭은 외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옥관과 모던관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흡사 송도국제도시 같다.

한옥관은 고전 가옥 형태로 지어져 서까래와 기와지붕 등 한옥의 디자인 요소를 잘 살려 정적이면서도 아늑한 공간을 선사하고, 모던관은 탁 트인 통유리 창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광 덕에 MZ세대에게 인기를 끈다. 

전문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 심신 안정에 도움을 주는 전통차, 특급호텔 출신 파티시에가 선보이는 갓 구운 빵을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커피가 먼저든, 식사가 먼저든 모처럼 찾은 소풍지에서 여유롭게 자연을 눈에 담고 산책도 즐기며 누리소통망(SNS)에 올릴 사진과 영상까지 분주히 찍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특히 저녁 무렵 석양이 빚어낸 노을과  달조명 벤치 등은 인생컷을 위한 배경으로 손색 없다. 

떠나는 길이 아쉽다면 SFG 마켓에 들러 SFG 브랜드의 인기 메뉴를 고스란히 포장해 놓은 신선육과 생선류, 반찬, 음료 제품 등을 살펴봐도 좋겠다. 가족의 식욕을 돋워주며 마음을 나누는 선물이 될 수 있다. 

한편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SFG 푸드파크를 방문하는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진다.

에로 분장을 한 엔터테이너가 곳곳을 돌며 풍선아트를 선보이고, 캐리커처 전문 작가가 어린이들 모습을 화폭에 담아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 일부 포토존에는 풍선아트 작품을 설치해 동심을 흔들 예정이다.  

나들이가 끝났다. 배도 마음도 든든해졌다. 고작 한나절 나들이일 뿐인데도 이를 특별히 여기며 무척 행복해하는 아이를 보니 미안함과 안도감이 교차한다. 속으로 말한다. '엄마가 미안해. 다음에도 함께하자, 딸.'
 

바다쏭 카페 베이커리 모던관 안에서 한옥관이 보인다. [사진=SFG그룹]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