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위메프의 소프트뱅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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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3-04-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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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몬·인터파크커머스 이어 위메프 인수

  • G마켓 신화 구영배 대표, 구원투수 등판

  • 해외 24개국서 사업 전개 큐텐과 시너지

[그래픽=아주경제]


큐텐(QOO10)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위메프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큐텐은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위메프까지 인수하며 국내 이커머스 3사를 품고 국내외 시장에서 시너지를 꾀할 방침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 5일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 

위메프는 쿠팡과 티몬과 함께 1세대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등장했다. 2010년 '위메이크프라이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위메프는 구매자가 일정 수 이상 모이면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춰주는 형태로 제품을 판매했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에 들어 세 기업은 다른 길을 가게 됐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도입하며 배송 경쟁력으로 앞서나갔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던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30억 달러(약 3조9000억원)를 투자하면서 사업을 키웠다.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으며 한때 쿠팡 시총이 100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우려와 달리 최근 흑자 전환에도 성공하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위메프는 2019년 정점을 찍은 이후 팬데믹과 함께 내리막이 시작됐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수료율을 2.9% 낮추는 등 파격 정책이 독으로 작용했다. 2019년 투자금 3700억원을 유치하며 자본 총계가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으나 신사업에 쏟아부은 자금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위메프 매출은 1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줄었고 영업손실은 539억원으로 적자 폭은 60.6% 증가했다. 당기순손실도 2021년 400억원에서 지난해 577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위메프 자본총계는 -1442억원으로 전년(-881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결국 위메프 창업자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는 위메프를 더 이상 운영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구영배 대표를 찾아가 인수 요청을 했고 실제 인수로 이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큐텐이 인수한 3사 모두 적자 기업인 데다 위메프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인수를 두고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큐텐이 구축한 해외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큐텐은 G마켓 신화로 알려진 구영배 대표가 이끄는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이다. 구 대표는 G마켓을 이끈 지 4년 만에 거래액을 1조원으로 키웠다. 당시 옥션을 이끌던 이베이에 G마켓 지분을 매각하고 동남아시아를 겨냥한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을 만들었다. 당시 이베이는 구 대표에게 10년 동안 한국 이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고 큐텐에 투자하기도 했다.

큐텐은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동북아·유럽·미주 등 11개 언어, 24개국에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개국 19개 지역 물류 거점과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3사에  대입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큐텐 관계자는 "신세계나 쿠팡 등은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지만 위메프는 큐텐과 만나 글로벌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면서 "위메프의 강점인 상품 비교 검색 시스템 등 기술력을 큐텐의 내외 역량과 인프라와 접목해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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