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핵심 자금 조달책으로 알려진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58)을 다시 소환했다. 지난 16일 1차 소환 조사 이후 사흘 만이다. 검찰은 이날 강 위원에게 자금 조달 경위를 확인하고 송 전 대표의 지시와 인지 여부 등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위원은 윤관석 의원 지시로 2021년 5월 전당대회에 앞서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당내 불법 자금 살포를 주도한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상황이다. 검찰은 그가 총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대전 지역 사업가 등에게서 조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강 위원은 2021년 4월 윤 의원 지시에 따라 총 6000만원을 조달하고, 이를 300만원씩 분배해 같은 당 국회의원 10∼20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4월 말 총 2000만원을 직접 마련해 5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지역상황실장 20명에게 전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사안에 대한 중대성 등을 고려해 강 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 보좌관 출신으로 알려진 박용수씨에게 최근 소환을 통보했다. 박씨는 2021년 있었던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 윤 의원 요청에 따라 강래구 상임감사위원이 마련한 자금을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지난 12일 진행한 압수수색 영장에서 박 전 보좌관과 윤 의원·이 의원, 강 상임감사위원, 강화평 전 대전 동구 구의원, 이 전 부총장, 조택상 전 인천시 부시장 등 9명을 주요 자금 조달·공여자로 적시한 바 있다.
송 전 대표가 자금 살포 의혹에 직접 관여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 등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송 전 대표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해당 녹취에는 ‘돈 봉투가 더 필요하지 않느냐’는 이 전 부총장 질문에 강 위원이 “영길이 형한테 물어보고”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강 위원이 “내가 조금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거 가지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송 전 대표가) ‘아유 잘했네 잘했어’ 그랬다”고 말한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록엔 강 위원이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내용은 모르고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 말하는 등 송 전 대표가 직접 금품을 제공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자금 살포 의혹이 송영길 전 대표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기획·진행된 것으로 본다. 따라서 구체적인 자금 마련 경위와 흐름을 확인한 후 수사 종착점으로 송 전 대표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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