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두 번째 3000t급 잠수함 ‘안무함’이 20일 해군에 인도된다. 안무함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첨단 소나체계(음파탐지기) 등이 탑재됐다.
미사일 발사 전 사전 징후를 포착하고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전력이 될 안무함은 전력화 훈련을 통해 내년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이날 경상남도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장보고-Ⅲ급 배치(Batch)-Ⅰ 2번 함인 안무함 인도·인수식이 진행된다.
배치는 같은 종류로 건조되는 함정들의 묶음을 뜻한다. 배치-I에서 II, III으로 갈수록 함형의 발전과 성능 개선이 이뤄진다.
장보고-Ⅲ급 배치-Ⅰ의 1번함은 2021년 8월 취역한 도산안창호함이다. 2번함인 안무함은 2020년 11월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진수한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시운전하며 군의 인수평가를 거쳤다. 건조·시운전을 마친 안무함은 이날 해군으로 정식 인도된다.
안무함은 잠수함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장비인 전투체계와 소나 등 다수의 국내 개발 장비를 탑재해 전체 국산화 비율이 76%에 달한다. 국산화 비율은 기존 장보고-I급·Ⅱ급 잠수함에 비해 약 두 배 이상 향상됐다.
방사청은 “국산장비의 활용으로 적극적인 기술지원과 신속한 정비가 가능해 전력화 이후 운영·유지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무함에는 최신 연료전지와 최첨단 소음저감 기술 등이 적용됐다. 현재 운용 중인 잠수함보다 전투수행과 작전지속능력과 은밀성·생존성이 대폭 강화됐다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안무함은 함수 수평발사체계를 이용한 유도탄, 어뢰, 기뢰 등 다양한 무장도 운용할 수 있다. 수직발사체계에서 발사하는 SLBM으로 지상 핵심표적에 대한 정밀타격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유사시 전략적 타격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또 기존 장보고-Ⅰ·Ⅱ급 잠수함 대비 선체가 커졌음에도 음향무반향코팅재, 이중탄성마운트 등 최신 소음저감 기술을 적용해 기존 장보고-Ⅱ급 잠수함 이상의 은밀성을 확보했다.
음향무반향코팅재는 적의 능동음파에 대한 반향음과 자체 수중방사소음을 감소시켜 음향스텔스 성능을 높이기 위해 선체 외부에 부착하는 코팅재를 말한다. 이중탄성마운트는 함정의 내부에 설치된 장비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이 함 외부로 전달되지 않도록 설치하는 완충장치다.
아울러 안무함은 국산 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한 공기불요추진체계를 탑재해 장시간 수중 작전지속능력을 가졌으며 장거리 항해능력을 갖춰 대양작전도 가능하다. 공기불요추진체계는 수중에서 외부 공기 흡입 없이 함 내에 저장된 산소 및 연료로 전기를 발생시켜 추진하는 체계다.
전투체계와 소나체계는 국내에서 연구개발해 탑재했다. 특히 소나체계는 기존 장보고-Ⅱ급 보다 우수한 탐지능력을 보유했다.
이외에도 안무함에는 적의 어뢰를 회피하기 위해 허위음파를 보내는 어뢰기만기 발사체계도 적용됐다.
◆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건조…‘K잠수함’ 수출 기대
방사청은 “이번 안무함 인도는 국내 독자 기술로 잠수함 설계 및 건조를 성공적으로 이룬 쾌거”라며 “잠수함 건조 산업의 역량강화뿐만 아니라 한국이 국제 방산 시장에서 주요 잠수함 수출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장보고-Ⅲ급 잠수함은 대양작전과 장기작전 수행에 최적화된 잠수함으로, 잠수함 확보가 필요한 국가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중어뢰와 유도탄, 자항기뢰 등 국내 연구개발한 무장들을 잠수함과 패키지로 수출할 수 있다.
장보고-Ⅲ 사업을 주관하는 김태훈 방사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준장(진))은 “오늘 안무함의 성공적인 인도로 선도함인 도산안창호함에 이어 우리의 선진화된 잠수함 기술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건조될 후속함들의 성능을 점진적으로 향상시켜 잠수함 강국으로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안무함을 통해 SLBM, 전투 소나체계 등 국내 독자개발 무장 및 시스템 탑재로 전투수행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취역한 안무함은 앞으로 약 8개월간의 전력화 훈련을 통한 작전수행능력 평가를 거친 후 2024년에 실전 배치돼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하는 국가 전략무기로 활약하게 된다.
한편, 김 단장이 주관한 이날 안무함 인도·인수식에는 해군과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과학연구소,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관계기관 관계자가 참석한다. 행사는 개식사를 시작으로 국민의례, 경과보고, 인도·인수 서명, 인수 유공자 포상 수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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