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인 ‘디지털플랫폼 정부’ 핵심 과제로 민관 협력을 통한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과 행정 혁신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 조사 결과 국내 공공 부문 조직 상당수가 초거대 AI 도입 형태로 챗GPT 같은 ‘챗봇’을 원한다. 챗봇이 국내 공공 부문 행정·민원 업무 혁신을 위한 초거대 AI 활용 방식에서 대세가 될 전망이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민간의 첨단 초거대 AI 활용지원(수요연계형) 사업’ 공모안내서를 통해 지난 3월 초부터 2주 동안 진행한 ‘초거대 AI 활용지원 수요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대학·협회 등 공공 조직 69곳이 AI 활용을 요청하는 과제 수요 84건을 회신했다.
84건 중 챗봇 기능을 원하는 과제 수요가 53건으로 가장 많았다. 챗봇은 조직이 보유한 데이터를 학습한 맞춤형·대화형 AI 서비스 유형을 의미했다. 이러한 챗봇 기능을 행정 지원 분야에 쓰려는 과제 수요가 27건, 민원 처리 분야에 쓰려는 과제 수요가 26건으로 집계됐다. 행정 지원 수요는 의료·복지·법률·교육 등 여러 공공 분야 조직이 내부 자료를 분석하고 실무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집중됐고 민원 처리 수요는 지자체와 기관이 상담 응대, 고지 등 단순·반복 업무 자동화 비중이 컸다.
법무부는 범죄예방정책국 데이터나 이민행정 관련 정보를 내부 직원, 일선 공무원에게 제공하는 행정 지원 챗봇 서비스를 기대했다. 환경부는 국민신문고에 축적된 민원 데이터 기반으로 환경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했고 중소벤처기업부는 ‘디지털 벤처 밸리’ 입주자 대상 정보 제공 서비스를 구상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신청 상병진단 확률을 예측하는 행정 서비스와 이용자에게 산재 인정 상병진단 확률, 보상 방안 등을 안내하는 민원 서비스에 챗봇을 활용하는 방안을 원했다.
챗봇 다음으로 수요가 많은 유형은 ‘문서 생성(과제 17건)’이었다. 이는 업무에 필요한 문서와 보고 자료, 문구 등 초안을 만들어 주는 생성 AI 기능을 의미했다. 빈번한 기안·보고 문서 작성과 요약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기능을 바라는 곳이 많았다. 기관 특성이 반영된 사례로 한국담배인삼공사(KOBACO)는 ‘다양한 광고 문구와 콘티’ 생성을 원했고 특허청은 ‘기업에 기술 난제 해결 특허 맞춤 제공과 활용 방안 도출’을 기대했다.
정부는 이번 활용 지원 사업을 통해 5월 중 초거대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민간 기업(컨소시엄) 두 곳을 각각 행정 지원 분야와 민원 처리 분야 과제 1개 수행 기관으로 선정한다. 선정된 수행 기관은 수요 기관과 협약을 맺고 연말까지 과제를 수행한다. 과제 수행은 수요 기관 특성을 반영한 초거대 AI 모델 학습 방안 제안, 서비스 맞춤화, AI 서비스 실증을 포함한 개선 작업을 포함한다.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과제도 2024년 수요연계형 사업 과제로 지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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