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문제, 불장난하면 타 죽어' 발언…외교부 "언행 신중 기하라" 경고

친강 중국 외교부장, 한 포럼서 발언

전날 尹 대통령 발언 의식한 듯

발끈한 외교부, 중국 측 발언에 정면 대응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외교부는 21일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친강 중국 외교부장 발언에 대해 언행에 신중을 기하라고 경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친 부장 발언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한·중 양국 간 국격을 지키고 예의를 갖춰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입각해 상호협력을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할 것"이라며 "중국 측도 이에 부응해 언행에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친 부장은 이날 한 포럼에서 "'무력이나 협박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 한다'는 등의 괴담을 늘 듣는다"라며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대해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란 관측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 문제"라고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윤 대통령 인터뷰를 두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에도 "심각한 외교적 결례에 해당하며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우리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중국 측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전날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왕 대변인의 발언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 역시 이날 자신들이 한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히는 등 양국 간 외교적 공방이 이어지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