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감축 넘어 패러다임 변화...한국P&G, '전과정 평가' 중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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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3-04-2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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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현숙 한국P&G ESG리더 상무(왼쪽부터), 허탁 건국대 화학공학부 명예교수,  양지안 서울녹색구매지원센터 센터장 [사진=김다이 기자]

한국P&G가 폐기물 감축 수준을 넘어 제품 원료수급부터 폐기까지 모든 과정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접근법'의 필요성을 공유했다.

한국P&G는 25일 '2023 한국P&G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이를 위해 한국P&G는 '전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이하 LCA)'를 소개했다. 폐기물 감축에만 중점을 뒀던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LCA를 도입해 지속가능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자는 취지다. LCA는 원료수급부터 제조, 포장, 운송, 사용, 폐기 등 제품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측정하고 평가해 이를 개선해 나가는 접근법이다. 

먼저 허탁 건국대 화학공학부 명예교수(한국환경한림원 회장)이 글로벌 환경 지속가능성 트렌드와 LCA의 개념에 대해 발표했다. 

허 교수는 1993년~1994년 LCA를 처음 접한 이후 한국 기업에 LCA 소개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사업장 및 공급망 내 탄소 배출만을 관리하던 기존 정책과 달리 최근 소비자들의 사용 단계와 폐기까지 아우르는 제품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환경 정책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 글로벌한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피앤지 글로벌 소비자 설문조사 [사진=한국피앤지]

예현숙 한국P&G ESG리더(대외협력본부 상무)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한국P&G의 활동을 공유했다. 앞서 2021년 P&G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 0'을 목표로 하는 '넷제로 2040'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LCA 관점에서 도입한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우니 딥클린 세탁세제'는 찬물에도 세탁력이 우수해 온수 세탁 대비 최대 90% 전력 절감이 가능하며, 헹굼 단계를 1회 줄여도 잔여물이 남지 않아 최대 60l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기저귀 브랜드 팸퍼스 제품 96%는 재생 가능 전력으로 제조되며, 무게 역시 50% 감축해 제조 및 운송 단계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였다.

예 상무는 "기후 위기에 보다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전과정을 바라보는 LCA 관점에서 환경영향을 평가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0)'를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G는 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실천 양상과 LCA에 대한 인지도 파악을 목표로 한국 포함 전 세계 10개국  소비자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자원순환사회연대와 국내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의 연장선상으로, 올해는 전 세계 10개국으로 확대 진행했다. 

피앤지 글로벌 소비자 설문조사 [사진=한국피앤지]

조사 결과, 한국은 다른 나라 대비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후변화/지구온난화'가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수질 오염'을 뽑았다. 반면, 한국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 1위와의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쓰레기 처리와 재활용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은 만큼,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활발히 실천하고 있는 친환경 활동은 '플라스틱 분리배출(86%)'이었다. 하지만 '전원 소등', '장바구니 사용', '텀블러 사용' 등 나머지 항목들에 대해서는 평균 대비 낮은 실천율을 보였다. 

텀블러 사용율은 36%로 10개국 중 최저를 기록했다. 앞서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두 번째로 심각한 환경 문제로 꼽은 것에 비해 실천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 응답자 81%가 '친환경적으로 생활을 바꾸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실제 친환경적으로 생활을 바꾼 비율은 65%에 불과했다.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는 '집에서 실천하는데 불편함'(48%)과 '집에서 실천하는데 어려움'(43%)이 나왔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양지안 서울녹색구매지원센터장은 일상 속 '녹턴'(녹색으로의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업과 정부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게 가장 급선무지만 제품 구매를 해야 한다면 환경부 등으로부터 인증받은 '녹색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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