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민원왕' 불명예 타이틀 언제까지…당국, '단순 보험민원' 협회 처리 뒷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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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04-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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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통과만 기약없이 기다려…금융 민원 중 보험 민원 60% 육박

  • 몇 해전부터 논의됐던 내용인데…금융소비자 피로감 누적

  • "단순질의 문의 다수…입법 통과 시 업권 신뢰도 및 민원처리 개선 기대"

[사진=각 협회 제공]


보험민원 일부를 민간협회서 처리하게 하는 정부 입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이, 보험권에선 민원이 증가해 '민원왕'이라는 불명예 타이틀이 붙어 다닌다. 당국은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한 제반 사안이 사실상 마무리됐으나, 기약없는 국회 통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은 '보험분야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단순 보험민원의 보험협회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속한 민원 서비스 제공을 위해 분쟁 소지가 적은 단순민원(단순질의, 직원 불친절 상담 등)은 보험협회도 취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다만 소비자가 원하는 경우 현행과 같이 금감원에서 처리가 가능하고, 보험사와 소비자간 이해가 상충되는 보험금 지급 관련 분쟁민원은 현행대로 금감원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반년 가까이 큰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해당 사안의 경우 사실상 몇해 전부터 보험권에서 논의됐던 이슈라 금융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정부 입법으로 규제개선 방안 처리를 진행 중이지만, 국회 논의가 늦어지며 법안 실행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이 뒷짐만 지는 사이 전체 금융 민원 중 보험 민원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60%에 육박하고 있다. 실제 금감원이 최근 발표한 '2022년 금융민원 및 상담 동향'에 따르면, 보험권 민원은 전년대비 2.8% 증가, 전체 금융권 민원 중 59.6%(생보 19.2%, 손보 40.4%)를 차지했다. 비은행 18.0%, 은행 12.5%, 금융투자 9.9% 등이 뒤를 이었다. 보험은 상품구조나 판매 단계가 복잡해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고, 이와 비례해 민원 처리기간도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협회 측은 해당 법안 통과 시 민원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한다. 일각에선 소비자가 원할 경우 현행과 같이 금감원에서 기존 민원 처리가 가능해 상급 기관인 금감원에 민원이 지속 쏠릴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단순질의에 대한 빠른 답변을 원하는 수요도 다수 존재한다는 시각이다. 

기존의 민원 유형 200여 개 중 단순민원으로 치부할 만한 사안을 선별만 하면 되고, 상담 처리 인프라도 이미 구축돼 있어 법안만 통과하면 빠른 시행이 가능하다. 실제 손보협회의 경우 2019년 2월부터 '손해보험 상담센터'를 운영 중이며, 상담 경로를 기존 인터넷·전화에서 모바일·방문 등으로 확대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당 논의가 늦어질수록 보험권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물론,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며 "법안 통과를 위한 당국과 업계 차원에서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업계서 KDB생명이 총 2033건을 기록하며 민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손보업계에서는 4460건으로 삼성화재 민원 건수가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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