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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올해 들어 챗GPT 영향으로 인공지능(AI)주가 급부상하면서 메타버스 관련주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심지어 메타버스를 주요 화두로 내세웠던 메타 등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마저 관련 사업 투자를 축소하자 ‘메타버스 거품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어느 산업군에나 AI 기술이 필수 요소가 된 만큼 AI 관련주들이 앞으로도 투자자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타버스 관련 기업이 담긴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연초 이후 7.32%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를 계기로 메타버스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던 2021년(18.89%)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같은 기간 △스코넥 –20.79% △덱스터 –14.96% △엔피 –13.21% △맥스트 –6.17% 등으로 한때 코로나19 기간에 테마주로 급부상했던 관련주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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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반면 KRX 정보기술 지수는 연초 이후 19.02% 올랐다. AI 개발로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담긴 해당 지수도 동반 상승한 것이다. 올해 최고 수익 펀드 역시 AI 테마가 담긴 정보기술(IT) 펀드로 꼽히며 전날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 20%를 달성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대표 기업인 '메타'마저도 AI로 집중하고 있다"면서 "메타버스 사용에 있어 필수 요소는 생성 AI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를 깨닫고 AI 쪽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메타버스 산업이 더 커지기 위해서는 AI 기술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AI주들이 미래 산업을 주도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황 연구원은 "AI가 있다고 메타버스가 사라진다는 개념은 아니다"며 "AI가 발전할수록 메타버스에 대한 접근성은 더 쉽고 개발 비용도 확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메타버스 사업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디즈니, 메타 등 메타버스를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한 글로벌 빅테크들은 경기 침체로 실적이 안 좋아지면서 관련 부서 규모를 축소 또는 통폐합했다. 이와 관련해 제미마 켈리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는 "메타버스가 무엇인지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그동안 제시된 메타버스 관련 아이디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메타버스는 제대로 시작한 적도 없지만 이미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도 "코로나19가 심했을 당시에는 메타버스를 통해 근무를 하고 사람들이 모였지만 지금은 대면 위주로 다시 바뀌고 있다"며 "반면 AI는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어디에나 기술적으로 필요한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내 일부 게임사들은 일러스트레이터를 해고하고 생성 AI로만 대체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유행에 그칠 수 있는 테마주에 집중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떤 산업이 장기적으로 유망한지 고민해야 한다”며 “어떤 기술이 어느 산업에 필요한지, 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는 기술인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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