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막아라"··· 중도금후불제·할인분양에 안심보장제까지 '고육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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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현 기자
입력 2023-05-0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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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전국 미분양 주택이 7만가구를 넘어서면서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분양 흥행을 위해 중도금 후불제, 할인 분양, 분양조건 안심보장제 등 다양한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다. 3월 전국 미분양이 11개월 만에 전월 대비 감소하긴 했어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을 흡수할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분양가가 청약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건설사·시행사들이 미분양을 막기 위해 최근 들어 중도금을 유예하거나 비율을 낮춰 계약금만 내면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중도금 후불제 등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분양 당시 전용 84㎡ 2개 타입을 제외한 모든 면적이 미달돼 미분양으로 남은 인천 동구 송림동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은 최근 계약조건을 계약금 10%에서 5%로 낮췄다. 최소 1000만원만 내면 계약할 수 있고 중도금 전액 대출 가능으로 입주 때까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대전 동구 삼성동 대전역 e편한세상 센텀비스타도 평균 60%인 중도금 비율을 20%까지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계약금(10%)과 중도금(1차) 2%만 납부하면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입주까지 연체료 없이 유예할 수 있다.

미분양이 지속되면서 할인 분양까지 나오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최대 35% 할인 분양을 진행했다. 여러 차례에 걸친 무순위 청약에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말 15% 할인 분양에 이어 추가 할인에 나섰다. 최대 35% 할인은 기존 분양가 대비 최대 4억원가량 가격을 낮춘 수준이다. 경기 안양 평촌 센텀퍼스트 역시 선착순 분양에서 10% 할인 분양을 하고 있다.     

미분양 우려가 높은 지방에서는 분양조건 안심보장제가 등장했다. 분양 조건이 변경되면 계약자 모두가 같은 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부산 남구에 위치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와 충남 천안시에 있는 '호반써밋 센트럴파크'가 대상이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이 이 같은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청약 흥행 열쇠는 분양가가 좌우하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 1단지는 36가구 모집에 123명이 지원하면서 평균 경쟁률 3.41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엘리프 미아역 2단지도 102가구 모집에 201명이 신청하면서 경쟁률 1.97대 1을 보였다. 경쟁률이 1대 1을 겨우 넘어선 가운데 예비당첨자가 부족해 2순위 신청을 받았지만 전용면적 74㎡A·B형은 각각 1가구, 7가구가 미달됐다.

엘리프 미아역은 단지 계약조건으로 계약금과 중도금 2%만 내면 나머지 88%는 입주 후에 낼 수 있게 하는 사실상 중도금 후불제 단지지만 높은 분양가가 흥행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59㎡ 기준 7억2808만~7억9258만원, 84㎡ 기준 10억3716만~11억4263만원이며 추가 옵션을 포함하면 84㎡는 12억원을 넘어간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과장은 "분양 성공을 위한 핵심은 여전히 입지와 합리적인 분양가"라면서 "입지를 우선으로 보고 분양가를 따지는 식인데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곳에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면 아무리 마케팅을 활용해도 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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