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에 선 한 여성이 백스윙을 하더니 호쾌하게 공을 때린다. 공은 코스를 따라 굽이굽이 굴러간다. 뒤에 앉아 있던 여성이 "와, 좋았어"라고 외친다. 이번에는 다른 여성 차례. 공을 때리자마자, "아이고"라며 쪼그라든다. 굴러간 공은 오른쪽 선을 벗어난다. 속상한 듯 "아 정말 어떻게 해"라고 말한다. 동반자가 "괜찮아 다시 해봐"라며 위로한다.
스크린 골프 이야기가 아니다. 스크린 파크골프다. 공, 치는 채, 코스 레이아웃, 굴러가는 공, 규칙 등이 다르다.
이곳의 이름은 파세지아타(시지직영점)다. 이탈리아어로 압박에서 벗어나는 시간이라는 뜻이다. 산책의 뜻도 있다. 산책하듯 스크린 파크골프를 즐기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튜는 IT 회사다. 1999년 설립해 24년 동안 한국 IT를 발전시켰다. 종업원은 총 100여 명. 스크린 파크골프만을 개발하지 않는다. 의료기기·헬스 케어 등 시니어를 위한 모든 것에 집중한다.
위층 한 방에서 파세지아타를 만든 3명을 만났다. 김광수 이튜 대표이사, 최상호 대한파크골프시스템 대표이사, 김재원 이사다.
어떻게 스크린 파크골프를 시작했는지 물었다. "아이디어를 받고 일본 등에서 시장 조사를 했다. 당시 일본에는 구장이 3000곳이었다. 한국은 구장이 없어서 줄을 섰다. 게이트볼보다 접근성이 좋아서 지자체 등에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개발만 하려 했는데 쭉 가보자 생각해서 투자하게 됐다."
"처음에는 골프 기반으로 시작했다. 그랬더니 규칙, 구장, 볼 궤적, 방식 등이 달랐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개발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W5K'다. 세계 최초로 실제 파크골프를 구현했다. 코스도 드론 촬영을 통해 디자인했다. 현재 11곳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향후 3~4개씩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티업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티업) 컨트롤러도 구현했다. 특허를 낸 자사 만의 기술을 준비 중이다. 기대할 만하다. 실제 사람이 놓는 것 같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센서는 파크골프공의 시작 지점부터 날아가는 가속도와 방향을 측정한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다"고 덧붙였다.
파크골프채는 로프트(페이스 각도)가 0도다. 공을 띄우기 어렵다. 뜬다 해도 5도 정도다. 스킬 샷은 무궁무진하지만, 그 이상을 벗어나기 힘들다. 이에 대해서는 "타사 시스템은 공이 붕 뜬다. 물리적으로 힘들다. 스윙 연습에 가깝다. 우리 시스템은 낮게 떠서 굴러간다. 장애물에 반응하고, 벙커에 들어가면 공의 속도가 느려진다. 구장에서 느낄 수 있는 디테일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파크골프는 지자체 위주로 운영된다. 비용이 저렴하다. 스크린 파크골프 체인점(파세지아타)이 궁금해졌다. 왜 이용해야 할까.
김 대표는 "파크골프는 시니어분들이 많이 한다. 혹서기, 혹한기, 잔디 보호기에는 잔디를 밟을 수 없다. 따져보니 1년의 반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체인 사업을 시작했다. 진정한 스크린 파크골프에서 시원하고, 따듯하게 즐기면 된다. 파크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무리한 운동은 시니어에게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구장도 부족하다. 향후 지자체와 협업할 계획이다. 강좌 등도 개설 계획을 세웠다. 파크골프는 정신 건강에 좋다. 유명 파크골프 용품사는 타사 시스템을 사용하다가 우리 시스템으로 바꿨다. 대세임이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아직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멈추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3D 기술은 현재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과 비교해 볼 계획이다. 디자인 업그레이드와 정교한 샷 구현 등 앞으로도 할 것이 많다. 초심을 잃지 않고 발전해 나가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