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는 들러리에 불과했습니다>란 제목으로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5년 전에는 남북한 정상이 만난 판문점선언이 있었고, 어제는 한미 정상의 소위 ‘워싱턴선언’이 있었다"며 "참으로 극과 극을 달리는 선언이 5년의 시차를 두고 만들어졌다면서 회담 성과로 내세우는 핵확산 억제 강화 내용은 갈등과 위기를 풀기보다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이 핵 고도화를 향한 폭주를 거듭하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성과로 내세우는 내용은 그야말로 ‘레토릭’이자 과대하게 포장한 말 잔치"라며 "경제는 어떻습니까? 저는 얼마 전 미국 출장 중에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경제 정상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 시절 한반도와 동북아 긴장으로 국가신용등급이 흔들릴 때 3개 국제신용평가사를 방문해 신용등급 하락을 막은 적이 있다"며 "그때 절감한 것을 한마디로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평화가 곧 경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국빈만찬만 남고 국익은 사라졌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경제에서도 안보와 평화에서도 성과가 없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보면서 평화를 위한 실질적인 합의를 이뤄낸 5년 전 판문점 선언의 가치를 다시 떠올려 봅니다. 경기도는 북한과 가장 긴 접경 지역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평화와 생태를 주제로 잡은 ‘DMZ 오픈 페스티벌’처럼 작은 일부터 실천하겠습니다. 4.27 판문점선언의 가치, 원칙, 취지를 경기도가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 한반도평화포럼, 포럼 사의재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정전 70년과 4.27 판문점 선언 5주년을 맞아 다양한 전문가들과 평화 정책을 발굴하고, 평화 공감대 확산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김 지사는 “2주 전에 미국 방문을 해서 몇몇 주지사들을 만났고 기자들에게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경제 정상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면서 "이번에 나온 공동성명서를 보니까 IRA나 반도체 관련해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보니 경제는 완전히 들러리였다”며 “세계는 지금 어려운 국제상황에 있어 각자도생하면서 이미 이념과 진영의 틀을 벗어난 지 오래됐는데 우리만 스스로 진영 논리와 틀에 갇혀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핵확산 억제에 대한 얘기를 아주 화려한 포장으로 립 서비스했다고 생각한다. 한미동맹은 굳건하고 상호방위조약이 맺어져 있고 핵 확장 억제에 대한 얘기는 어떠한 비상사태를 상정하는 것인데 이와 같은 식으로 하는 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유지해 왔던 남북 관계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또 “남북 관계에 있어서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비핵화와 평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가치이자 철학이자 기조일 것”이라며 “그런데 최근 핵무장론까지 나오고 오늘 핵확산 억제에 대한 공동성명이 일부 나왔는데 이런 것을 볼 때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 원칙이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는 외교는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원칙, 철학, 가치에 대해서 온 세계가 알고 있고 그 가치를 추구하는 여러 가지 사례들이 축적됨으로써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국제적으로 예측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최근 한일관계에 있어서 나왔던 여러 가치,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중국과 관련된 것을 볼 때마다 분명하고 확실한 외교의 원칙과 가치 철학을 가지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든다면서 원칙과 철학이 분명하지 않으면 정권의 교체에 따라서 또는 다른 나라와의 그때그때 생각과 관계에 따라서 휘둘리게 될 것이라 하고, 지금이 딱 그런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현 정권의)리더십 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과대한 포장만 있었던 워싱턴 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5년 전 판문점 선언이 더욱 뜻깊은지도 모르겠다”라며 “북한과 접경지역 면이 가장 넓은 경기도는 오늘 4.27 판문점 선언 5주년을 맞으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하겠다"고 약속했다.
4.27 판문점선언 5주년 학술회의는 2개 부문으로 진행돼 1세션은 ‘정전 70년과 4.27 판문점선언’, 2세션은 ‘한반도 군사위기와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1세션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의 사회로, 이정철 서울대 교수, 서주석 전 국방부 차관 등이 발표자와 토론자로 나섰다. 2세션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사회를 맡았으며, 김도균 전 남북군사회담 수석대표, 김창수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발표를 필두로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 김종대 전 국회의원 등이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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