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이뤄지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한 김건희 여사의 '패션' 내조도 주목받고 있다.
그간 김 여사의 의상은 액세서리 등 작은 부분에 이르기까지 화제를 빚어왔기에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은 이번 방문길에는 어떤 패션을 보여줄지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김 여사의 의상은 액세서리 등 작은 부분에 이르기까지 화제를 빚어왔기에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은 이번 방문길에는 어떤 패션을 보여줄지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5박7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 중 28일(한국시간) 현재까지 선보인 패션을 3가지로 요약하면 바로 푸른색, 친환경, 차분함이다.
◆ 푸른색
김 여사뿐 아니라 퍼스트레이디의 패션은 국내외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패션이 단순한 치장을 넘어 대통령과 자신의 철학, 나아가 국가의 입장을 담아내는 일종의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이번 국빈 방문에 신뢰와 성공,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되는 푸른색을 제일 처음 꺼내들었으며, 애용하고 있다. 한·미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첫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미국에 도착한 지난 24일(현지시간) 그는 대통령의 넥타이와 같은 색의 원피스형 재킷을 착용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 현지 동포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푸른색 치마에 상아색 저고리를 입은 한복 차림을 선보이기도 했다.
푸른색은 미국 영부인도 선호하는 색깔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1년 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질 바이든 여사는 푸른색 계열의 코트와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다. 당시 의상을 제작한 디자이너에 따르면 푸른색은 신뢰와 안정감,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여사의 메시지와도 비슷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취임식에서 푸른색 계열의 투피스를 입었다.
◆ 친환경
대외적인 자리에서 국내 비건 브랜드 가방을 드는 것으로 유명한 김 여사는 이번 순방길에서도 가방으로 환경을 향한 자신의 철학을 드러냈다.
김 여사가 전용기를 타고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리면서 푸른색 원피스형 재킷에 매치한 검정 가방은 국내 비건 패션 브랜드 마르헨제이가 지난해 봄/여름(S/S) 시즌에 출시한 ‘헤이즐백’이다. 김 여사는 지난달 일본 방문 기간에도 내내 이 가방을 착용한 바 있다.
이 헤이즐백은 사과가죽(애플레더)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애플레더는 주스, 잼 등 식품을 만들고 난 후 남겨진 씨앗과 껍질을 통해 만들어진다. 파우더 형태로 가공한 뒤 에코잉크를 사용해 염색한다. 초경량, 친환경 비건 소재로, 우리나라에서 애플레더로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는 마르헨제이가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헨제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헤이즐백은 루체블랙, 솔레토프, 브릭오렌지, 모카브라운 등 총 4가지 색으로 출고가는 약 38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김 여사는 이후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 부부 주최 국빈 만찬에서도 미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환경보호, 동물권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패션과 더불어 자신의 관심사를 부각하기도 했다.
◆ 차분함
재클린 케네디, 영국 귀족 등을 연상시키는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스타일을 자주 선보였던 김 여사는 미 국빈 방문 기간에는 상황에 따라 흑과 백, 무채색의 심플한 스타일로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워싱턴DC 국립미술관을 찾아 마크 로스코 전시관을 관람할 때와 윤 대통령의 미 국회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에서, 고(故) 오토 웜비어의 유족을 만날 때 김 여사는 흰 재킷에 검정 롱치마·구두, 단정한 흰색 투피스 정장, 검정 투피스 정장, 회색 재킷 등을 입고 나타났다.
평소보다는 절제한 모습으로 상황에 맞는 오오티디(OOTD, Outfit Of The Day, 특정 상황에서 입은 옷차림)를 선보이며 다양한 공개 일정을 적절히 소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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