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총장이 젊은 연구자를 중심으로 한 'UNIST 2.0' 전략으로 '연구중심대학 데스밸리(대위기)' 문제를 극복하고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탄소중립 등 미래 첨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30일 과학계에 따르면 UNIST는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UNIST 연구진과 과학 기자단의 소통과 공감을 위한 '2023 UNIST 과학&ICT 콘서트'를 지난달 28일 UNIST 본관 4층 경동홀에서 진행했다.
UNIST 공과대학과 정보바이오융합대학이 공동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과학&ICT 언론 27곳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용훈 총장은 이날 'UNIST 2.0-변화와 도약'이라는 주제로 키노트를 진행했다. 이 총장은 2009년 개교 이후 빠르게 이어져 온 UNIST의 도전과 성장, 2027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위한 혁신 방안 등을 소개했다.
이에 이 총장은 지속해서 젊고 의욕 있는 교수진을 확충함으로써 최신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고 국가·기업이 원하는 기술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새롬 UNIST 산업공학과 교수다. 1990년생(만 33세)인 박 교수는 2년 전 카카오 사외이사로 영입되면서 국내 50대 기업 사외이사 가운데 최연소라는 점이 화제가 된 바 있다. AI 기술 보안과 윤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위해 올해 UNIST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러한 박 교수도 UNIST 교수진 가운데 가장 어린 인물은 아니다. 김명수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한승렬 AI 대학원 교수 등 1992년생(만 31세)인 연구진도 대거 영입하며 최신 IT 기술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어도비, 아마존 등을 거쳐 UNIST에 합류한 김형훈 AI 대학원 교수는 "많은 인프라 투자가 선행되는 AI 연구에서 학계가 산업계를 따라잡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연구 방향을 바꿔 AI가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답변하는 현상(할루시네이션) 등을 최소화하거나 AI에 팩트체크 기능을 추가하는 등 연구를 통해 산업계를 보완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학계가 AI 연구 지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는 AI 반도체(GPU)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자원을 확보하면 더 의미 있는 AI 연구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의과학대학원을 개원하고 울산대 의대, 아산병원 등과 협력해 의료와 ICT(정보통신기술) 두 분야에 능통한 의사과학자 양성에 속도를 낸다. 이들 의사과학자가 UNIST IT 연구진과 협업함으로써 국내 의학계 전반에서 AI·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진 UNIST 연구시설 탐방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 첨단 연구장비를 갖춘 UNIST 중앙기기센터(UCRF)와 지난해 X-PRIZE 세계 아바타 로봇 대회 6위에 오른 배준범 교수의 바이오 로보틱스 및 제어 연구실, 석상일 교수의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실, 백승렬·주경돈 교수의 UNIST 시각처리 및 3D 비전&로보틱스 연구실 등을 둘러봤다. 주 교수는 기존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이 2D 이미지만 생성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3D 모델을 생성하는 생성 AI를 시연함으로써 국내 컴퓨터 비전 AI 연구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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