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법인용 시가평가 머니마켓펀드(MMF)의 수탁고가 5개월 만에 1조원을 넘어서며 1조528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법인용 시가평가 MMF는 기존 법인용 장부가 MMF가 보유한 안정성, 환금성 등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수익자를 위한 상품이다. 기존 장부가평가 MMF와 달리 적극적 자산 편입이 가능하고 투자자산의 가중평균잔존만기(듀레이션) 제한이 60일에서 120일로 확대 적용돼 자산운용에 따른 추가 수익 성과가 가능하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의 시가평가형 법인용MMF는 시가평가 방식의 MMF임에도 지난해 시장금리 상승기 마이너스 일간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았다. 연말 이후 시장 금리가 하락한 최근에는 높아진 이자 수익에 금리 하락에 따른 평가이익이 더해지며 30일 기준으로 설정 이후 연 5.95%, 연초 이후도 연 4.83%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기존 법인 MMF는 수익 보다는 원금 보존에 집중하는 장부가 평가 방식으로 운용됐다. 장부가 평가 방식은 투자 자산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경우 시장가격이 아니라 매입 당시의 장부가격과 운용 기간 발생한 이자를 기준가에 반영했다.
하지만 장부가평가 방식의 기존 MMF는 금융시장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이 해당 위기 상황이 상품 가격에 반영되기 전에 대규모 환매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시행령을 개정해 법인용 MMF의 시가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새로 설정되는 법인용 MMF는 모두 시가평가 방식이 적용되며 기존 법인용 MMF의 경우도 장부가 평가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자산인 국채, 통안채, 예금 등을 의무적으로 30% 초과해 편입하도록 운용방식이 강화됐다.
실제로 기존 법인용 MMF의 경우 대부분 단기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나 일반 법인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원금 보존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까지 진행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흐름이 점차 마무리에 접어 들었다는 전망이 늘어나면서 안정성에 더해 수익성도 함께 고려하는 법인들이 시가평가 MMF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기존 법인용 MMF의 경우 장부가평가를 유지하려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은 안정적 자산 30%를 의무적으로 편입해야 하는 만큼 향후 기대되는 금리 하락기에 이익 반영이 작을 수밖에 없고 기본 금리 수준도 낮아져 장부가평가 MMF의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높은 기본 금리 수준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평가이익의 반영 폭이 큰 시가평가 MMF에 대한 법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시헌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팀장은 "시가평가 MMF는 기존 장부가평가 MMF의 높은 환금성과 투자자보호를 위한 법률적 안정장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보유 자산의 듀레이션도 완화된 규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추구가 가능하다"며 "MMF 수익자 중 고수익을 추구하거나 단기 채권형 상품 등에 투자해 온 수익자라면 좋은 투자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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