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운동회보다 사람이 많이 왔어요. 내년에도 운동회 꼭 했으면 좋겠어요."(본동초 4학년 A군)
3일 오전 서울에서 가장 작은 학교에서 101번째 어린이날(5월 5일)을 맞아 운동회가 열렸다. 동작구 본동초등학교 '본동 놀이 한마당'이다.
운동회에 앞서 본동초 5학년과 6학년 학생 대표가 "어른들, 자라나는 새싹인 어린이를 햇살처럼 당겨주세요. 친구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친구들을 대합시다"라며 준비한 '2023 어린이 선언문'을 낭독했다.
어린이도 어른도 모두 '주인공'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디딤돌'을 딛고 코로나 이전 건강했던 어린이들로 뛰어오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조 교육감은 "옆에 있는 친구가 평생 친구이자 반려자"라며 "오늘 마음껏 뛰놀자"고 했다. 조 교육감 축사가 끝나자 전교생 117명이 어린이날 노래를 힘차게 불렀다.
개회 행사가 끝나고 학년별 운동 경기가 시작됐다. 학년별로 다른 색 티셔츠를 갖춰 입은 학생들이 선생님 지도에 따라 경기에 참여했다. 장애물 달리기, 계주, 대형공 굴리기 등이 이어졌다.
함께 온 부모도 빠지지 않았다.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자녀들에게 응원을 받으며 공 던지기 경기도 했다.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행사가 된 운동회에선 곳곳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6학년 D양은 "1년 만에 운동회를 하는데, 올해 더 크게 해요"라며 "너무 좋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희연표 '디딤돌 학기' 본격화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학기를 '디딤돌 학기'로 운영 중이다. 디딤돌 학기란 코로나19 사태 동안 빚어진 교육 격차, 사회·정서적 공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기획됐다. 서울시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전후로 서울 시내 초·중·고등학생 과체중과 비만율이 많이 늘었다. 2019년 26.7%에서 2021년 32.1%로 뛰었다.
본동초는 전교생 117명, 교사 수는 17명뿐이다. 올해 서울형 작은학교 정책 시범학교로 선정됐다. 서울형 작은학교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지원과 교육 환경 개선으로 지역·학교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소규모 학교가 겪는 운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2017년 도입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디딤돌 학기 운영 일환으로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체육활동 비용을 서울 시내 초·중·고교 전체 학교 1300곳을 대상으로 한 곳당 500만원을 지원했다. 학교 운동회를 예전처럼 마을 축제, 동네잔치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본동초도 서울형 작은학교 정책 시범학교이자 디딤돌 학기 운영 학교로 체육활동 비용을 지원받았다.
이날 운동회는 마을에서도 화제였다. 마을 주민 C씨는 "재개발로 마을이 뒤숭숭한 와중에 애들 웃음소리와 노랫소리가 들리니 좋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을 극복하고 건강한 학교를 만드는 데 심리정서와 신체적 건강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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