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식품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식품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때문이다. 라면업계만이 유일하게 식품기업 중 호황을 누린 것으로 관측됐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대상, 라면 3사(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오리온, 롯데웰푸드, 빙그레,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식품업체 9개사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 합산액은 총 64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7% 줄어든 수준이다.
해당 기간 수익성 감소폭이 큰 업체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이다. CJ제일제당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전년 대비 32% 급감한 2968억원으로 추정됐다. 대상 역시 28.3% 크게 줄어든 307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룬다.
반면 라면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9%로 증가했고 삼양식품과 오뚜기는 각각 11%, 7.4% 늘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성장률도 돋보였다. 농심을 비롯해 오뚜기, 삼양식품은 일제히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에서도 삼양식품의 성장세가 가장 매서웠다. 삼양식품의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3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오뚜기가 전년 대비 13% 뛴 8437억원을, 농심이 8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신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라면은 불황을 대표하는 서민음식으로 꼽힌다.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하자 국내에서 라면 판매가 늘었고 K푸드 열풍으로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라면의 주재료인 소맥과 팜유 가격이 지난 3월에 전년 대비 30% 하락하며 안정세로 돌아선 것도 한몫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면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터진 직후 곡물 가격이 요동쳤는데 그에 비해 올 들어 가격이 안정돼, 전체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의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38.8%로 높았으며, 빙그레는 투게더·메로나 등 주력제품 가격을 10~20% 인상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69% 뛸 전망이다.
예상 매출 규모는 영업이익 순위와는 상반됐다. 수익성 급감에 대한 우려가 큰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외형 성장에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매출 금액으로만 따지면 식품 기업 중 CJ제일제당의 매출 추정치는 전년 대비 3.5% 성장한 7조2220억원으로 단연 높았다. 미국 내 피자 판매 호조와 바이오부문 스페셜티 아미노산 매출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대상은 창립 67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1분기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9868억원에서 올 1분기 1조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밖에도 롯데웰푸드의 매출은 959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롯데칠성음료(6798억원), 오리온(예상 매출 6694억원), 빙그레(2753억원) 순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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