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된 분양시장... "지방 수요 자극 위해 미분양 구입 시 취득세 감면 등 핀셋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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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현 기자
입력 2023-05-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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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석 고르기'에 양극화 당분간 이어질 것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수도권과 지방의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이 큰 차이를 보인 가운데 청약 경쟁률도 서울 이외 지역은 1대1 경쟁률을 넘기기가 힘든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미분양 물량 취득 시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지방 수요 자극을 위한 '핀셋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민간 아파트 평균 초기 분양률에서 서울이 98.0%로 나타났다. 전 분기 20.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한 분기 만에 77.2%포인트가 상승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초기 분양률도 77.3%로 전 분기(75.1%)보다 소폭 올랐다. 

반면 지방 5대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의 초기 분양률은 44.1%로 수도권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대구의 경우 1.4%에 그쳐 전 분기(26.4%)보다 25%포인트나 하락했다. 기타 지방 초기 분양률도 전남(14.6%), 전북(17.4%), 경북(19.6%), 충북(22.8%), 충남(25.4%) 등 지역에서 10~20%대의 낮은 분양률을 보이며 29.5%에 그쳤다.  

청약 경쟁률도 서울과 지방 간의 격차가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12일 기준으로 서울은 772가구 모집에 총 3만9025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54.0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대다수 지방은 한 자릿수에도 못 미치는 경쟁률을 보였다. 전북 0.56대 1, 충남 0.48대 1, 제주 0.12대 1, 전남 0.04대 1, 울산 0.03대 1, 대구 0.02대 1 등으로 저조한 성적을 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 간의 분양시장 양극화가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하락 시기에 입지가 양호한 곳이 버틸 힘이 더 크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가 올해 초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 규제를 풀면서 급매물 소화에 따른 집값 소폭 반등이 나타났다. 이에 최악의 상황을 면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 등에서 미분양 우려가 적은 곳, 수요가 풍부한 지역으로 '옥석 고르기'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매매 시장이 전반적인 상승 기조로 갈 때까지는 분양시장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에 지방 미분양 구매 시 취득세, 양도세 일정 기간 감면 등 지방만을 위한 핀셋 대책을 통해 양극화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방위적으로 혜택을 풀게 되면 오히려 지역 간 차별성이 없어져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지역 쏠림 현상이 더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과거의 사례에서 보듯 지방의 미분양 또는 준공 후 미분양에만 취득세 감면, 양도세 일정 기간 감면 등 세제상 혜택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다만 세제상의 혜택을 주는 것이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대책을 내놓을 시기나 규모를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서울은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규제가 풀리면서 당분간은 규제 완화가 필요 없어 보인다"며 "모럴해저드(도적적 해이)를 감안해 건설회사들의 가격 인하 등 자구 노력을 전제로 지방 미분양 구매 시 세제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기관이나 대기업 등의 지방 이전을 통해 지방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과장은 "일자리가 생기면 실수요자들이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이외에 광역 교통 개선을 통해 서울로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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