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 중 숨진 한국 여성…'살해했냐' 질문에 남친은 '침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자친구와 대만을 여행하던 30대 한국 여성이 현지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남자친구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조사에 나선 가운데 남자친구는 살해 혐의를 부인한 채 침묵했다.

지난 2일 대만연합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숨진 여성의 남자친구 A씨는 전날 친형, 변호사와 함께 가오슝시 첸진구 관할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상의를 입고 경찰서에 출석한 A씨는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다. 또 "여자친구를 살해했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현재 대만 검찰은 A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 다만 법원은 A씨가 외국인인 점을 고려해 10만 대만달러(약 440만원) 보석금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하지만 A씨에겐 현재 출국금지명령이 내려져 8개월 동안 출국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24일 오후 1시 30분께 발생했다. A씨는 가오슝의 한 호텔에서 여자친구 B씨(31)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B씨는 화장실 앞에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 됐으나 30분 만에 숨졌다. 원래대로 라면 A씨와 B씨는 지난달 22일 대만에 도착한 뒤 25일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가) 술에 취해 잠든 것으로 생각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숨진 B씨의 상처가 둔기에 머리를 맞거나 벽에 부딪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법의관의 판단 때문이다. 특히 사건 다음 날 A씨가 B씨의 짐가방을 서둘러 한국으로 돌려보낸 점도 증거 인멸을 위한 행동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한편 외교부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대만 현지 수사당국에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고 우리는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다만 개인적인 신상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현시점에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