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상위구는 지난달 무주택자나 30㎡(약 9평) 미만 주택을 보유한 세 자녀 가구가 새로 집을 사면 30만 위안(약 57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지 집값에 따르면 30만 위안이면 16㎡(약 5평) 면적의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정도다.
이처럼 최근 중국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출산 장려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침체된 현지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다둥이 가구에 현금을 살포해 주택을 구매하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
7일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장쑤성 양저우시는 이미 지난 2월부터 다자녀 가구에 집 구매 보조금 16만 위안을 지원하고 있다. 현지에서 약 10㎡(약 3평) 이상 면적의 주택을 살 수 있는 액수다.
이외에도 산둥성 쯔보, 헤이룽장성 하얼빈, 후난성 창사 등 최소 10개 도시에서 이처럼 현금 보조금 지원 방식으로 다자녀 가구의 주택 구매를 장려해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중국의 심각한 인구 감소세 속 주택 구매 보조금을 앞세워 출산을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구는 14억1175만명으로, 전년 대비 85만명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가 6.77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현금 살포식 보조금 지원책은 중국 내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상하이 중위안부동산 루원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 정책은 부동산 시장에 분명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구체적인 효과는 정책 보조금의 액수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사실 최근 중국 경기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질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올해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3일) 식음료·관광·영화 등 방면의 소비는 폭발적 증가세를 보인 반면, 주택 구매 열기는 미지근했다. 중국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상하이·선전·선양·창춘·원저우·시닝·허페이 등 도시의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기저효과로 동기 대비로는 크게 증가했지만, 4월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하락했다. 중국 부동산 정보업체 CRIC는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44개 중점 도시의 하루 평균 주택 거래액은 4월과 비교해 6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차츰 활기를 띠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주택 구매 수요는 여전히 저조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제일재경일보가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올해 소비 의향 설문조사에서 중국인들은 관광(90.93%), 영화·엔터테인먼트(89.92%), 화장품(62.95%), 유아용품(58.37%), 사치품(58.22%) 순으로 구매 의향을 보였다. 반면 부동산(2.64%), 인테리어(2.56%), 전자제품(7.98%) 등 방면의 소비 의향은 현저히 낮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