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수년째 연구 중인 디지털화폐(CBDC)가 실질적인 IT시스템 등 운영환경에서도 정상 작동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동시 이용자 수가 5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급증할 경우 입력된 거래의 18% 상당이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결제국은 8일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실험 결과' 발표를 통해 "CBDC 모의시스템이 실제적인 운영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의 이번 CBDC 연계실험은 기존 단일 클라우드환경에서 구축됐던 CBDC 모의시스템을 실제 IT시스템 운영환경에서 작동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총 5개월 동안 진행했다. 특히 CBDC 발행과 환수, 기관용 지갑 생성 등 중앙은행 시스템과의 연계를 비롯해 CBDC 지급·수납, 이용자용 지갑 생성, 이용자 간 CBDC 송금 등의 기능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은은 우선 여러 이용자들이 한 번에 몰리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를 위해 등록된 이용자 중 10%(500만명)가 CBDC 거래에 참여한다고 가정하고 1초당 거래 입력 건수(RPS)를 총 3단계로 높인 결과 응답 대기시간이 최대 5배가량 증가하는 것(1400건 기준 4.8배)으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배율은 거래량이 증가할수록 다소 완만한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도 지속적인 대량 거래 입력 시 발생하는 응답대기시간 지연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탐구하기 위해 거래 대기열 크기와 블록 구성의 비중이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결과 동 값 조정 시 응답대기시간 지연 문제가 개선됨을 확인하고 향후 분산원장 환경 구성 시 최적의 값을 산출할 필요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은은 또한 "기존 중앙집중식 IT시스템과 비교해 분산원장 시스템의 운영 복원력이 우수한 것으로 판단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시스템 담당자 간 의사소통, 문제 해결 방식 등에 관리적 어려움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CBDC 관련 연계실험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은 측은 "앞으로도 CBDC와 관련한 다양한 실험 진행하고 구축된 시스템에 기반한 다양한 활용사례에 관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또한 참가기관들이 개발한 스마트계약을 ‘CBDC 모의시스템’ 상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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