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개인투자자의 월별 채권 순매수가 4조원대를 돌파한 가운데 자산운용사들도 이에 맞춰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채권 ETF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 KB, 삼성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과 KB는 상품 개발에 더 힘쓰고 있는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종목 수와 상관없이 순자산총액(AUM)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채권 ETF 시장은 당분간 더 흥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채권 ETF 수는 총 76개로 미래에셋과 KB자산운용이 각각 14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다음은 삼성자산운용 13개, 한국투자신탁 10개, 한화 9개, 키움투자 6개, 신한 5개, NH아문디 4개 등이었으며 우리자산운용은 1개 종목만 출시했다.
반면 AUM로 보면 삼성자산운용이 11조244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래에셋 9조1746억원, KB 3조2946억원, 한국투자신탁 1조3863억원, 키움투자 8555억원, 한화 7756억원, 신한 3922억원, NH아문디 1174억원, 우리자산운용 235억원 순이었다.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채권 ETF 설정액이 커지면서 채권 시장 수급에 의미 있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 심리로 개인투자자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초 이후 채권 ETF AUM은 27조2646억원으로 그전보다 7조3723억원 증가했으며 전년(11조6732원) 대비 2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유형별로는 단기자금(23개 종목)이 14조929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회사채(23개) 9조5752억원, 국공채권(34개) 2조7598억원 순으로 자금이 몰렸다.
채권 ETF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 말 채권투자 열풍에 발맞춰 신규 ETF를 대거 출시하면서 채권 투자 장벽은 허물고 투자 편의성은 낮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최근 들어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채권 ETF 상품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금리 상황에 맞춰 채권 ETF를 통해 투자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투자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채권 시장에는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컨센서스가 있다"면서 "자산운용사도 다양한 채권 ETF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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