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發 폭락' 투자자들 라덕연 고소...'시세조종 가능성' 인지 여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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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3-05-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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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덕연, 투자자 기망...금원 사용처 미고지"

  • 수사팀, 라덕연 체포...구속영장 청구 전망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왼쪽) [사진=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투자자 66명이 주가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라 대표 등이 무등록 투자일임업을 운영하며 인위적 시세조종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법조계는 시세조종 행위를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었다면 피해자가 아닌 공범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사팀은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15일 만에 라 대표를 체포하고 구속수사를 위한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통정 매매와 폰지 사기 결합된 신종 금융사기"
9일 법조계에 따르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투자자 60여 명은 이날 법무법인 대건(대표변호사 한상준)과 함께 라 대표와 무등록 투자자문업체 총괄 관리자 변모씨, 투자자금 수금 담당자 조모씨, 시세조종 매매 일정 관리자 장모씨, VIP 모집 담당인 프로골퍼 안모씨, 법인 자금관리자 김모씨 등 8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배임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투자자 측에 따르면 이들은 H사 등 유사투자자문업체를 개설해 무등록 투자자문업을 운영하며 "투자금을 지급해 저평가된 우량주 매매를 일임하면 엄청난 수익을 볼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속여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후 라 대표 등은 투자자들이 준 개인정보와 휴대전화로 각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었다. 심지어 투자자 본인 동의 없이 일명 '빚투(빚내서 투자)' 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추가로 개설하거나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하는 방식 등으로 투자금을 불렸다는 것이다. 

먼저 돈을 맡긴 투자자에게는 정산해주고 이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다단계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측은 "통정 매매와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범죄)가 결합된 신종 금융사기"라고 주장했다. 통정매매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사전에 가격을 정해 놓고 매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투자금으로 주식을 인위적으로 사고팔아 시세를 상승시키는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투자자들은 주장한다.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의심되는 문제의 8개 종목(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선광,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이 CFD의 반대매매 등에 따라 폭락하면서 라 대표에게 투자한 이들은 본전은커녕 억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라 대표 측은 "투자자들 휴대전화와 증권계좌로 거래를 한 것은 맞지만 통정거래는 아니다"며 반박하고 있다.
 
"시세조종 몰랐다"···법조계 "알았다면 피해자 아닌 공범"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공형진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주가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H투자자문사 라덕연 대표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투자자 측은 투자자 모집과 주식 거래 과정에서 사기죄 구성 요건인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식 시세가 꾸준히 상승했다거나 저평가된 우량주라는 거짓 정보, 당초 설명과 다르게 시세조종에 투자금이 사용된 점, 채무 발생 가능성 미고지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투자자 측은 "당초 설명과는 다르게 시세조종 용도로 투자금이 사용됐다"며 "투자금에 큰 손해를 입힐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숨긴 채 엄청난 미수금 채무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라 대표 등이 수천억 원대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는 것이 투자자 측 설명이다. 고소장을 제출한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라 대표의 재산 편취액은 투자금 명목인 553억4000만원, CFD 계좌 개설로 발생한 채무 662억9000만원 등 총 1216억3000만원이다. 투자자들 중에는 1인당 적게는 500만원부터 많게는 100억원 이상까지 투자금을 일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 대표 등은 투자 수익금 일부를 골프아카데미와 헬스장‧식당‧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 수수료 명목으로 넘겨받아 돈세탁을 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법조계에서는 투자자들이 라 대표 측 시세조종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A변호사는 "시세조종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지난달 24일 라 대표 등 10명을 출국금지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H사 사무실과 관련자 주거지 등 10여 곳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했다. 이날 오전에는 라 대표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검찰은 라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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