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9일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콘텐츠 업계 공룡으로 부상한 넷플릭스는 앞으로 4년 간 한국에 3조 3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더 다양한 국내 IP가 전 세계 시장으로 유통되는 기회로 인식된 동시에 국내 유수 IP 탈취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국내 제작사가 넷플릭스에 종속돼 IP 관련 수익화 기회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IP를 확보해야 사업 부가가치가 높아지는데, 정작 국내 업계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국내 콘텐츠 업체들이 영화·드라마 제작 단계만 맡아 일종의 '하청공장'으로 전락할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관계자들도 이에 공감했다.
허승 왓챠 대외협력팀 이사는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단일 투자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설계됐던 콘텐츠 산업 정책의 틀 자체를 바꾸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팀 리더는 "넷플릭스 등 사업자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보고 국내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업계 자생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짚었다. 콘텐츠 제작 인력 등 재원 확보 부문에서 정책적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도 "앞으로 넷플릭스형 콘텐츠가 많이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러 IP들이 분산 제공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넷플릭스 투자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확인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이를 종합 검토해 정책 개선 방향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정부 지원 방향도 언급됐다. 백승혁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 미래정책팀장은 "올해 7900억원 규모 정책 금융이 마련되면서 그간 콘텐츠 산업이 겪은 아픈 부분을 메꿔주지 않을까 한다"면서 "과거 해왔던 제작 지원 사업 형태가 아니라 기업 협상력을 키우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로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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