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로 피해를 본 소액주주들에게 약 3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항소심 법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항소14-1부(유헌종 부장판사)는 소액주주 69명이 대우조선해양과 고재호 전 사장, 김갑중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2∼2014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및 자기자본(순자산)을 과대 계상하는 방법으로 실제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이익을 본 것처럼 허위로 재무제표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2015년에 2조원대의 누적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고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알려지자 당일 회사 주가가 30% 폭락했다.
고 전 사장은 징역 9년을 확정받았고, 허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낸 회계법인과 회계사들에게도 유죄가 인정됐다.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취득했다가 이를 처분했거나 현재까지 보유 중인 소액주주들은 "허위 기재된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진실한 것으로 믿고 주식을 취득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대우조선해양 측에는 75억5000만원, 감사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에는 36억5000만원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1심은 "주식거래에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는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원고들은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된 것으로 믿고 회사의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지난해 7월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대우조선해양과 고 전 사장, 김 전 CFO에게는 21억9000만원을, 안진회계법인에는 9억1000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추가로 제출된 증거를 보더라도 1심의 사실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며 1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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