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발 폭락' 라덕연 구속 갈림길...'재범 위험성·증거인멸 우려'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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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3-05-1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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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H투자자문사 라덕연 대표(42)가 구속 갈림길에 섰다. 투자자 측은 다수의 피해자가 동일한 내용으로 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만큼 재범의 위험성이 높고, 주가조작과 범죄수익 은닉 수법이 주도면밀한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톡 등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있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라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한다. 라 대표는 오전 10시20분께 법원에 출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삼천리·다우데이타·서울가스 등 여러 종목의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통정매매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사전에 가격을 정해 놓고 매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를 끌어모으며 투자자문사를 운영한 혐의와 투자 수익금 일부를 골프아카데미와 헬스장‧식당‧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 수수료 명목으로 넘겨받아 돈세탁을 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지난 9일 오전 10시25분께 라 대표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같은 날 오후 3시50분께 라 대표의 최측근이자 H사 총괄 관리를 맡은 변모씨(40)를, 오후 6시15분께 투자자 모집책 안모씨(33)를 각각 체포했다.

수사팀은 전날 오후 11시30분께 라 대표의 구속영장을 먼저 청구했다. 라 대표와 같은 혐의를 받는 변씨와 안씨의 구속영장도 이날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라 대표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구체적인 주가조작 수법과 경위를 추궁하는 한편 변씨 등 시세조종에 가담한 다른 공범들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투자자 66명은 이들을 포함한 주가조작 세력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지난 9일 고소·고발장을 냈다.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액 합계는 1350억원이다.

투자자들은 이들에 대한 구속 수사 필요성도 고소장에 적시했다. 투자자 측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는 "피고소인은 수법이 주도면밀하고 철저하며 다수의 피해자가 동일한 내용으로 사기를 당해 본 법무법인에 사건을 의뢰하는 등 재범의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카카오톡 등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으므로 더 이상의 선량한 피해자들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피고소인에 대한 구속수사가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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