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12일 25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게 한 책임이 한전의 방만 경영에 있다며 정 사장의 퇴진을 요구해 왔다.
한전 등에 따르면 정 사장은 이날 자구안을 발표하는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 대회'를 앞두고 임원들과으,ㅣ 화상회의에서 퇴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으로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을 거친 뒤 문재인 정부인 2021년 5월 한전 사장에 임명됐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사장이)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 바란다"며 직접적으로 사퇴를 언급했다.
이어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에 정 사장이 포함됐다 출국 직전 제외되면서 정부·여당과의 불편한 기류가 더욱 짙어졌다.
일각에서는 지난 10일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 2차관이 교체되면서 정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게 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9일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이념적 환경 정책에 매몰돼 새로운 국정 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편 정 사장의 사의 표명에 앞서 이한전은 자산 매각, 임직원 임금 반납 등의 내용이 담긴 25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정부와 여당은 다음 주 초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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