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산업 수출 켜진 적신호가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수출 효자품목이었던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전 분야가 최악의 위기 상황에 내몰렸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은 12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5.9%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ICT 수요 회복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수출 감소세가 10개월째 이어지는 중이다.
수입은 104억4000만 달러, 무역수지는 23억3000만 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77억9000만 달러)의 절반 이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ICT 업황 악화가 지속할 경우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더 쪼그라들 수 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컴퓨터·주변기기 등 사실상 전 품목 수출이 위기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0.5% 감소한 64억8000만 달러였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하면서 ICT 기기 수요와 메모리 단가 하락 등으로 9개월 연속 감소세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29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4.1%, 시스템 반도체는 31억2000만 달러로 22.1% 감소했다.
같은 달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14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0.5% 감소했다. 액정표시장치(LCD)는 국내 생산 중단과 사업 축소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43.9% 감소한 2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액은 9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6% 쪼그라들었다.
휴대폰 수출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4월 휴대폰 수출액은 8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6% 감소했다. 글로벌 기기 수요 둔화에 따른 완제품 수출 감소, 주요 생산업체의 부품 수요 감소 등이 수출에 악영향을 끼쳤다. 휴대폰 완제품 수출액은 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2.3%, 부분품 수출액은 4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2%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베트남, 미국 등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세가 뚜렷하다. 특히 우리나라 ICT 수출에서 40%를 차지하는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51억 달러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반도체(-37.6%), 디스플레이(-50.2%), 휴대폰(-46.5%), 컴퓨터·주변기기(-65.0%) 등의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올라선 베트남도 지난달 ICT 관련 수출이 22억 달러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26.7%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ICT 수출도 전년 동월보다 각각 40.1%, 36.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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