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사업의 '대관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재판이 다음달 시작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다음달 13일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청탁을 해주는 대가로 민간업자에게 77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의 첫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별도의 공판준비기일 없이 곧바로 정식 공판기일을 잡았다. 정식 공판에는 피고인이 법정에 직접 출석해야 한다.
백현동 개발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11만1265㎡에 아파트를 지은 사업이다. 검찰은 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부지의 용도가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한번에 4단계 상향되는 과정에 김 전 대표의 영향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대표의 로비 대상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성남시는 2014년 이 부지의 용도를 올려달라는 아시아디벨로퍼 측의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 그런데 이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김 전 대표가 아시아디벨로퍼에 영입된 다음해에 4단계 상향을 승인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애초 성남시는 주거 용지와 연구개발(R&D) 용지의 비율이 최소한 5대5가 돼야 한다고 봤지만, 아시아디벨로퍼 측이 요구한 6대4의 비율로 주거 용지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후 성남시의 기존 계획과 달리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개발 참여가 무산됐고, 임대주택 비율도 처음 아시아디벨로퍼가 제시한 100%에서 10%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 조사 결과 백현동 개발 민간사업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185억원의 분양이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대 주주인 아시아디벨로퍼의 배당 수익은 700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성남시에서 '비선 실세'로 통했으며, 2014년 4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거의 매일 정진상씨와 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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