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대형택시 '카카오T벤티'의 제주도 진출을 추진한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을 겨냥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진출이 이뤄질 경우 현지 서비스 중인 카셰어링·렌터카 업체들과의 경쟁도 이뤄질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8일 제주 개인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카카오T벤티 사업설명회를 진행한다. 사업설명회를 통해 제주도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T벤티는 현재 수도권에서 약 1500대의 차량을 운행 중이다. 다만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지난해 광주광역시에 진출해 소수의 차량을 운행하는 것이 전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간 꾸준히 카카오T벤티 진출 지역 확대를 모색해 왔고 이번에 제주도 진출을 타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관광 등의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은 데다가, 도내 대중교통이 다소 불편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때문에 카셰어링, 렌터카, 콜택시 등이 활성화됐다. 하루 단위로 택시를 대절하는 서비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렌터카·콜택시 업체 중에서는 지역 기반 회사들도 많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도 내에서 영업 중인 렌터카 업체는 110여개이고, 등록된 렌터카 수는 약 3만대에 달한다.
그럼에도 아직 대형택시 플랫폼이 제주도에 진출한 사례는 없다. VCNC의 '타다 넥스트', 진모빌리티의 '아이엠택시' 등 카카오T벤티의 경쟁 브랜드들은 아직 제주도에 진출하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제주도에 여행·골프 수요가 많고, 다인승 승객들도 많기 때문에 카카오T벤티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의 진출 사례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진출이 실현될 경우 현지 콜택시 업체를 비롯해 카셰어링·렌터카 업체들과 경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T벤티는 단순 택시 호출 서비스 외에도 1시간 단위로 대절하는 '시간 대절 예약', 원하는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예약한 시간에 운행해 주는 '편도 예약'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공항·골프장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는 만큼 콜택시는 물론 렌터카 등과도 어느 정도 수요층이 겹칠 전망이다.
카카오T벤티가 실제 제주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벤티 서비스 지역을 넓히려 한다면) 제주도 사업을 충분히 염두에 둘 수 있다"라면서도 "(지역 기반 사업자의) 렌터카나 카셰어링 등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을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어떻게 설득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셰어링과 수요층이 일부 겹칠 수는 있다"라며 "공항에서 관광지로 바로 이동하는 사람들이나, 외국인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카카오T벤티와 관련해 사업설명회를 하는 것은 맞지만 제주도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제주도 이외 다양한 비수도권으로의 카카오T벤티 서비스 지역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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