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가 다시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더 떨어지면 산다는 수요자와 버티는 집주인 간에 신경전이 팽팽한 상황이지만 서울 강남과 마포, 경기 광명 등 인기 지역에서는 억대로 하락한 단지가 쏟아지면서 '줍줍(줍고 또 줍는다)'도 활발한 모습이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바탕으로 4월 전국 아파트 신고가·신저가 거래를 분석한 결과 전국 신고가는 1104건, 신저가는 506건이었다. 신고가는 전월(1350건) 대비 18.22% 감소했고 신저가(737건)는 전월 대비 31.34% 줄었다.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신고가는 3.55%, 신저가는 1.63%로 전월 대비 각각 0.28%포인트, 0.46%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지역 4월 신고가 사례는 208건으로 전월(209건)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신저가는 67건으로 전월(84건) 대비 20.24% 줄었다. 신저가 거래량은 지난해 6월(1.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직방 관계자는 "4월 들어 급매가 줄어들면서 신고가와 신저가 거래가 모두 3월에 비해 줄었다"면서 "거래량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가 가격에 대한 수요자 수용도 쉽지 않아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거래시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전국에서 거래된 단지 중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한 단지는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역롯데캐슬&SK뷰클래스티지'였다. 2022년 준공된 이 단지 전용 59㎡가 지난 4월 7억7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신저가(11억8000만원)보다 4억1000만원(34.7%) 하락했다.
이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도 전용 74㎡가 지난달 24일 21억2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저가인 24억5000만원보다 3억3000만원(13.5%) 떨어졌다. 3위는 광명시 '철산센트럴 푸르지오'로 전용 59㎡가 지난 3일 8억4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저가인 11억23000만원보다 2억7500만원(24.5%) 하락했다.
신저가 상위 10개 단지 가운데 서울(강남, 마포, 관악, 중랑)과 경기(광명, 용인, 남양주)가 각각 4곳으로 많았고, 지방은 대전 1곳, 부산 1곳 등이었다. 지방에서 가장 크게 하락한 단지는 대구 유성구 '대전아이파크시티 1단지'로 전용 104㎡가 지난달 10억8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저가(13억5000만원)보다 2억7000만원(20%) 떨어졌다.
반면 신고가 상위 10개 단지 중 8곳이 서울로 나타나 쏠림 현상이 관측됐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두산위브' 전용 131㎡는 지난달 15억2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8억원)보다 7억2000만원(90%) 상승했다. 이 밖에 수도권에서는 경기(분당 양지마을 금호1) 1곳, 지방에서는 경상남도(창원 성산 롯데 1단지) 등이 상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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