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중국대사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길 바란다"며 압박성 발언을 했다.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은 17일 위챗 대사관 공식 채널에 'G7이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진영대결을 조장하는 정치적 도구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제하의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G7 정상회의 기간에 G7 국가는 유관국과 확대회의를 갖는다"며 "유관국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적 발전과 번영 수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 혹은 윤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황상 '유관국'은 한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는 한국·호주·베트남·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코모로·쿡제도 등 8개 나라가 초청됐다. 윤 대통령은 G7 회원국에 더해 초청국과 초청 국제기구까지 참여하는 확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핵심 이익'은 대만 문제를 염두에 둔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에 앞서 '대만해협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윤 대통령 외신 인터뷰 발언을 두고 한중 양국은 한동안 외교적 공방을 벌였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입장문을 통해 G7 정상회의 관련 견제성 발언도 쏟아냈다.
대변인은 "부자클럽인 G7은 수많은 개발도상국을 대표할 수 없고,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며 "디커플링(공급망에서의 배제), 타국 내정 간섭 등의 행위는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진영대결을 조장해 국제사회의 평화·안정·발전·협력을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대만 문제를 포함한 중국 관련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안다며, 이는 중국 내정을 간섭을 통해 중국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동시에 중국은 이를 완강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을 향한 견제구도 잊지 않았다.
대변인은 일부 국가는 자신의 소행에 대한 반성이 먼저라는 걸 알아야 한다며 미국은 외교·경제·군사적 압박을 통해 약소국을 괴롭혀왔고 심지어 동맹국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 등 이웃 나라를 침략한 것도 모자라 역사를 왜곡하려 하고, 최근에는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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