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뛰고 있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31·산둥타이산)가 수뢰 혐의로 중국 공안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수사 향방에 대한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신들은 중국 특유의 ‘인질 외교’가 스포츠계에까지 미쳤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경제적으로 라이벌 관계인 한국과 중국 간 긴장감이 '손준호 체포'로 인해 더욱 고조되고 있다며 스포츠 문제로 보이지만 중국의 외국 기업을 겨냥한 간첩 수사의 연장선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 공안이 미국 기업인 베인앤컴퍼니와 민츠그룹의 중국 내 사무소를 급습한 사건과 일본 제약기업인 아스텔라의 직원을 간첩 혐의로 구속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이번 주말 있을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경제적 압박'을 거론하며 대중국 압박이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중국의 '인질 외교'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중국 매체들은 뇌물 수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시나닷컴은 손씨의 연봉이 매우 높다고 언급하며 "고액의 연봉은 하오웨이 감독과 무관할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액의 연봉이 뇌물 공여를 통해 얻어진 것이라면 적어도 100만 위안 이상이 오갔을 것"이라며 "해당 액수라면 손준호는 최소 징역 5년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손씨는 12일 중국 공안에 연행돼 현재까지 구금 상태에서 랴오닝성 차오양시 공안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최근 랴오닝성 공안당국이 한국 국민 한 명을 '비(非)국가공작인원수뢰죄' 혐의로 구금했다"고 전했다. 비국가공작인원수뢰죄는 기업 또는 기타 단체에 속한 개인이 직무적 위치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적용된다.
17일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이날 영사가 손씨와 면담을 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손씨의 현지 매니저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둥타이산은 16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최강희 감독을 신입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산둥타이산을 이끌던 하오웨이 감독은 지난 3월 승부조작 혐의로 구금돼 공안의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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