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현상이 장보기 풍경도 바꿨다.
과거 대형마트는 ‘주말 쇼핑채널’이란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평일이어도 늦은 저녁시간에 인파로 붐빈다. 주요 먹거리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저녁 할인' 시간에 맞춰 장을 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온라인 쇼핑채널에서도 불황형 소비가 두드러진다. 할인 행사에 대거 소비자가 몰리며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내 소비 풍경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저녁 타임세일 시간 변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달부터 점포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단축했다. 이마트는 모든 점포를 대상에 포함시켰고 홈플러스는 킨텍스점과 김포점 등 전국 24개 매장만 문 닫는 시간을 변경했다.
이러한 영업시간 단축은 저녁 타임세일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이마트는 저녁 할인 시간을 기존 저녁 8시에서 저녁 7시로 앞당겼다. '저녁 할인' 대상에는 제철 과일은 물론 각종 채소·축산물 같은 신선식품과 초밥·치킨·샌드위치 등 델리코너 메뉴가 다수 포함된다.
롯데마트 역시 시간대별 매장 방문객 수와 신선식품 물량 상황에 따라 야간 할인 행사를 앞당겨 실시한다. 서울 잠실에 있는 제타플렉스점은 오후 4~6시 방문객 수가 평소보다 적은 날에는 오후 8시에 시행하는 마감 세일을 1시간 앞당긴 오후 7시에 진행 중이다.
40대 직장인 곽모씨(여)는 “1인 가구이기 때문에 주로 배달해서 먹었는데 요새 배달비가 최대 6000원까지 인상돼 배달도 이제 부담이 된다”면서 “한 번 시켜먹을 때마다 2만~3만원을 쓰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배달앱 대신 퇴근 이후 마트를 찾아 저녁 할인 상품인 간편식을 구매해 먹고 있다"면서 "2만원 안팎으로 해결할 수 있다 보니 생활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커머스업계도 연중 할인 행사 중이다. 티몬은 5월 한 달간 '소비자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9일부터는 '특가 릴레이' 행사도 연다. 알뜰 쇼핑족들이 몰리면서 프로모션 판매 실적도 좋다. 최근 한 주간(5월 8~14일) ‘베스트 팍팍세일’ 매출은 직전 주(1~7일) 대비 27% 증가했다. 식품 매출이 33% 증가해 1위를 기록했고 이어 여행(26%), 가전·디지털(22%), 리빙(11%) 순으로 높았다.
G마켓은 5월 가정의 달 프로모션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상반기 최대 쇼핑행사인 ‘빅스마일데이’를 시작한 지난 8일부터 ‘선물하기’ 거래액이 전월 동기 대비 3배 이상(272%) 증가했다. 특히 행사 2일 차인 지난 9일에는 선물하기 론칭 이래 하루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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