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오는 7월 출시하는 차세대 인공지능(AI) 플랫폼 '왓슨X'로 기업 맞춤형 생성 AI 수요 공략에 나선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초거대 모델 기술력으로 앞서고 있는 생성 AI 시장에서 IBM은 고유 데이터와 오랜 B2B(기업간 거래) 사업 경험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지은 한국IBM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현재 글로벌 전사자원관리(ERP) 기업인 SAP, BBVA(스페인 은행) 등이 초기 고객으로 참여하고 있다"라며 "몇몇 한국 기업들과도 왓슨X 도입을 위해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왓슨X는 IBM의 초거대 AI 기술에 내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용 AI 구축 플랫폼으로 IBM 본사가 지난 9일 소개했다. 파운데이션 모델과 이를 다루는 라이브러리를 제공하는 '왓슨X.ai', 데이터 저장소인 '왓슨X.데이터', 자동화된 데이터·모델 수명 주기 솔루션 '왓슨X.거버넌스' 등으로 구성됐다.
IBM에 따르면 왓슨X는 기업용 AI 플랫폼을 표방하는 만큼 철저하게 기업들이 다양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레이블이 지정되지 않은 방대한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한 AI 모델로, 기업은 이를 활용할 경우 AI를 구축하기 위한 학습 데이터 준비와 학습에 들어가는 시간·비용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왓슨X의 핵심 구성 요소인 왓슨X.ai는 IBM이 선별하고 학습시킨 독점적인 다양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 이날 IBM이 예를 든 파운데이션 모델로는 코드 생성 모델(fm.code), 텍스트나 음성 데이터의 형태로 특정 또는 산업별 도메인에 대한 인간의 언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대규모 언어모델(fm.NLP) 등이 있다.
이지은 CTO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사용하면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데이터 준비와 학습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라면서 "IBM은 기업이 실제 제대로 AI를 채택해서 활용하고, 나아가 비즈니스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라고 말했다.
IBM의 철저한 기업 중심 전략은 초거대 AI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및 구글과는 상이하다. 상대적으로 경쟁 업체들에 비해 상용화 시점이 늦었지만, IBM은 AI 연구 자체는 오랫동안 지속한 데다가 기업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CTO는 "왓슨X는 파라미터(매개변수) 개수를 많이 가져가는 것이 핵심은 아니다"라며 "학습된 데이터의 질적인 부분, 이를 기업용으로 제대로 활용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IBM은 오는 2025년까지 IBM의 모든 AI 소프트웨어 제품 전반에 왓슨X.ai 기능을 도입해 기업들이 최첨단 독점 생성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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