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메시징 서비스’를 저가로 판매해 경쟁 사업자를 퇴출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KT와 LG유플러스에 약 6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15년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지 8년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KT와 LG유플러스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전날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업메시징은 기업이 신용카드 승인, 은행 입출금 거래 내역, 쇼핑몰 주문배송 알림 등의 문자메시지(SMS)를 휴대전화로 발송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한 중소기업이 지난 1998년 국내 최초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시장을 개척해나갔다.
그러나 2009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KT와 LG유플러스가 기업메시징 서비스를 통상거래가격보다 과도하게 낮춰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면서 급속도로 점유율을 키워나갔다. 양사는 경쟁 사업자들이 해당 서비스를 공급하려면 자신의 무선통신망을 쓸 수밖에 없는 점을 이용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기업메시징 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는 KT와 LG유플러스가 경쟁 사업자의 이윤을 ‘압착’한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고 2015년 LG유플러스에 44억9400만원, KT에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행위 금지 및 5년간 관련 회계 분리)을 내렸다.
당시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수직통합기업이 필수 원재료의 독과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이를 가공해 생산하는 상품의 가격을 원재료 이용가격 등보다도 낮게 책정한 소위 ‘이윤압착’ 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같은 해 공정위 처분에 대한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을 서울고법에 제기해 2018년 1월 승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불공정행위가 맞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을 거쳐 대법원은 이날 최종적으로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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