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부시장은 오 시장 최측근이다. 오 시장은 원래 본인 측근에 대한 칭찬은 좀 인색하다. 묵묵히 알아서 찾아서 성실히 일하는 사람을 좋아할 뿐이다.
강 부시장이 이런 품을 갖춰서일까. 오 시장은 그를 차관급 자리에 발탁했다. 오 시장이 본인 측근을 이렇게 높은 자리에 앉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과 강 부시장의 인연은 매우 오래됐다. 오 시장이 국회의원 초선 때인 2000년부터다. 그는 이때부터 보좌관으로서 오 시장을 보필했다.
강 부시장도 이에 발을 맞췄다. 그들의 발맞춤은 개혁적이었다. 정무 감각도 뛰어났다.
2004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오 시장은 2006년 서울시장에 당선돼 서울시에 입성했는데 이때 강 부시장은 실무형 보좌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당시 서울시에서 홍보기획관으로 재직하며 각종 참신한 정책을 개발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한복판인 광화문에 인공강설로 점프대를 만들어 개최한 국제 스노보드·스키 점프 대회가 대표적이다. 세계 스키어들을 서울로 유인해 서울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렸다.
강 부시장이 정무적 감각뿐만 아니라 실무 능력까지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게 된 증거는 또 있다.
2007년 세계적 뉴스채널 CNN에서 매 시간 서울 기상 정보를 전하게 한 것이다. 또 축구 명가 프리미어리그 빅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 구장에 서울시 엠블럼 'Soul of Asia(아시아의 중심·아시아의 혼), Hi Seoul'을 홍보해 유럽 시장에서 서울의 위상을 드높인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오늘날 글로벌 시장에서 서울이 많이 알려져 있다면 이는 분명 강 부시장이 그때 뿌려 놓은 씨앗이 발아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역경도 없지 않았다. 무상급식 파동으로 오 시장과 함께 10년간 풍찬노숙 생활도 했다. 오 시장이 '강철원 카드'를 뽑아드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강 부시장 임명을 두고 서울시장 8기 조각(組閣)이 온전히 꾸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체제는 서울시에서만 잔뼈가 굵은 행정 관료 맏형 김의승 행정1부시장과 최고의 건축·도시공간 디자이너 유창수 행정2부시장이 받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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