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LH 사장 "임기 내 부채비율 200%로 낮출 것....'신뢰회복' 최우선"

18일 LH 진주 본사에서 기자간담회 개최

"토지 등 가용자산 현금화 박차…방치된 부지 민간 매각"

"서울 시내 보유 토지, 국토부와 매각 계획 수립 중"

"전세제도 폐지론 시기상조...제도 보완할 필요 있어"

이한준 LH사장이 18일 경남 진주 본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채 공룡’이라는 오명을 씻고,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부채비율 개선에 속도를 낸다. 전국 15조원 규모의 자산을 현금화함으로써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18일 LH 진주 본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LH가 보유한 일부 고가 토지는 집을 짓는 것보다 매각해 민간이 효용성 있게 활용하는 게 낫다"며 "서울시 내 몇몇 땅에 대해 국토부와 협의해 매각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LH는 부채비율이 높은 대표적인 공기업으로 꼽힌다. LH의 최근 5년간 부채비율은 △2018년 282.9% △2019년 254.2% △2020년 233.6% △2021년 221.29% △2022년 218.73%에 달한다.

이에 LH는 보유하고 있는 총 230조원 규모의 자산 중 방치된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매각 대상은 특정하지 않았으나 서울 소재 토지와 인천 영종도, 제주도 등을 거론했다. 이 사장은 "서울 시내에 보유한 토지에 대해서는 국토부와 함께 매각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제주도와 인천 영종도에 방치된 땅이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한다면 15조원가량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한준 사장은 취임 당시 LH가 상당히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면서 LH를 다시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노후 LH 임대주택에 대해 재건축을 추진하고, 모든 공사 현장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취임 후 LH를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 ‘모든 걸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다짐했다”며 "용적률을 제대로 받아 살기 좋은 임대주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대상지를 선별 중이다. 평형을 넓혀 질이 좋은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이 LH가 만든 공공분양 아파트 브랜드인 '안단테'를 거부하는 데 대해선 "LH의 고객인 입주민이 '안단테'를 원치 않으면 그것도 고객의 뜻이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LH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좋은 주택을 공급했다면 LH 브랜드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를 계기로 분발해 층간소음 없는 고품질, 장수명 주택을 공급하면 LH 브랜드를 과감히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에 대해서는 "이런 사고는 절대로 숨겨서는 안 되고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며 "최고의 전문가 위주로 안전진단팀을 꾸려 아파트 전체에 대해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동일한 공법이 적용된 모든 현장을 전부 조사해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잇단 전세사기로 불거진 전세제도 폐지론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전세는 주거사다리의 중요한 지름길이었는데 그 자체가 없어지면 내집 마련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이에 전세제도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기보다는 하나의 임차 종류로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사다리를 좀 제대로 갖춰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전세제도를 인위적으로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제도적으로 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