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보험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 1분기 1100억원의 예실차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삼성화재(614억원)와 DB손해보험(270억원)에 비해 관련 수치가 높게 산출됐으며, 사실상 업계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보험금, 사업비 등 자금이 빠질 것으로 추산한 규모와 실제로 발생한 지출 규모의 차이를 말한다. 실제 빠져나간 보험금 등 지출 비용이 예상치보다 적으면 그 차이만큼 수익으로 계산된다. IFRS17 체제에서는 손해율,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을 통해 보험료 등 보험이익과 보험금 등 지출비용 등을 예측한다.
그러나 최근 메리츠화재가 예상 지출을 높게 잡으면서 예실차를 크게 벌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올해 1분기 별도기준 40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예실차는 해당 수치의 27.1%에 달한다. 여기에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겸 메리츠화재 대표가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예실차가 각 회사별로 얼마가 되는지를 보면 그 회사가 가정을 얼마나 보수적으로 쓰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며 "예정 대비 실제 손해율이 90%밖에 안 될 정도로 굉장히 보수적으로 (계리적 가정을) 쓰고 있다”고 언급해 관련 논란을 키웠다.
당국이 추후 제시할 IFRS17 가이드라인에 예실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도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달 중 IFRS17 제도하에서의 세부 지표 산출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간 보험사 세부 지표 산정 방식이 일원화되지 않은 데다 올해 1분기 수치들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곳들이 생겨나면서 '비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은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을 찾아가는 자정기능이 존재해 예실차 조정이 가능하다"며 "다만, 각 사별 자율성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이번 가이드라인에 예실차에 대한 세부 기준도 포함시켜 시장 혼란을 빠르게 바로잡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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