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 BED' 불안한 침대 불편한 잠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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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3-05-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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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씰리침대, 자사 제품 9개 중 7개 라돈안전인증 갱신 포기

  • 슬로우베드, 라돈안전인증 꼼수 덜미

  • 에이스침대, 직원 내부고발로 환경부 행정지도

[사진=씰리침대]



라돈 침대 사태 5년, 또 다시 소비자들의 잠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비효율이라는 이유로 1군 발암물질 라돈안전인증 갱신 자체를 포기한 곳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국내 공식 라돈안전인증 발급 기관인 한국표준협회(KSA)에 따르면 국내 침대 기업 가운데 시판되는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의 인증 갱신을 이어오고 있는 업체는 시몬스 침대가 유일하다.
 
씰리침대는 올해 들어 자사 제품 9개 중 '하모니'(Harmony)와 '모데라토'(Moderato) 단 2개만 KSA가 실시하는 라돈안전인증을 받았다. 동일한 원자재로 만든 제품이 다양한 모델에 중복 사용되고 있어 2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7개 매트리스에 대한 라돈안전인증이 ‘비효율’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비효율이라고 에둘렀지만, 핵심은 라돈안전인증 비용 절감이다. 보통 매트리스 하나당 KSA 현장심사비는 200만원이고 매년 갱신해야 한다. KSA 라돈안전인증을 갱신할 때 신청비(50만원)는 면제가 되지만 현장심사비는 50만원 할인된 150만원이 적용된다. 신규와 갱신 모두 품목별 측정심사비는 별도로 부과된다. 결국 제품 당 수백만원에 불과한 라돈안전인증 비용을 아끼기 위해 소비자 건강을 나 몰라라 한 것이다.
 
라돈은 방사능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는 폐암을 발생시키는 첫 번째 원인을 흡연, 두 번째를 라돈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여성 폐암의 첫 번째 원인, 비흡연자 폐암의 첫 번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정책보고서를 보면 라돈에 의한 폐암 사망자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7배 가량 많다.
 
씰리침대는 2019년 자사 메트리스에서 라돈이 다량 검출돼 홍역을 앓았다. 라돈 사태로 매트리스 제품 9종 497개 제품을 리콜했다. 그러나 5년 만에 라돈 위험성에 무감각해진 씰리침대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비판이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씰리침대 관계자는 “다른 회사들이 안하는 전체 소재에 대해 라돈안전인증을 받을 계획이다”며 “오늘(24일) 이 같은 입장을 KSA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슬로우베드, 라돈안전인증 꼼수 덜미 
 
퍼시스그룹 일룸은 ‘라돈안전인증’ 꼼수를 부리다 적발됐다. 일룸 수면 브랜드 슬로우베드는 신제품 ‘올라운드’를 출시하며 ‘라돈안전인증’을 상품정보에 표기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국가가 보증하는 공식 인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슬로우베드는 공식 인증 기관인 KSA가 아닌 민간 라돈 검사업체에서 검사를 받았다. 애초 슬로우베드는 시정 조치에 대해 유보적이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공식 사이트에서 라돈안전인증 표현을 모두 수정했다.
 
에이스침대, 직원 내부고발로 환경부 행정지도
 
업계 매출 1위인 에이스침대는 2021년을 끝으로 안전 인증 갱신을 중단했다. 씰리침대와 동일한 이유에서다. 특히 에이스침대는 침대 전용 방충·항균·항곰팡이 케어 제품인 ‘마이크로가드 에코’를 홍보하면서 ‘인체에 무해한’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환경부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았다. 환경부는 에이스침대가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34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환경부의 행정지도는 에이스침대 대리점에서 근무했던 직원의 민원 제기로 이뤄졌다. 전 대리점 직원인 강 모 씨는 “에이스침대가 마이크로가드 에코 제품에 가습기 살균제 사건 원인으로 문제가 된 성분을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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