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중 반도체 전쟁은 미국 테크 산업에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자재 공급부터 소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을 잃으면 미국 반도체 업계도 위기에 빠진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황 CEO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황 CEO는 FT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중 수출 통제로 인해 엔비디아는 "손이 등 뒤로 묶인 상태로" 가장 큰 시장에 첨단 반도체를 팔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바이든 정부는 엔비디아, AMD 등 반도체 기업에 인공지능(AI)에 쓰이는 고성능 그래픽 처리장치(GPU) A100과 H100의 수출 금지를 지시했다. 대신 엔비디아는 중국에 수출 금지 대상이 아닌 저성능 구형 반도체 A800과 H800를 위주로 공급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520억 달러(약 65조원) 규모의 반도체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를 실시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해당 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공장 설립을 유도하는 동시에 대중국 투자를 막는다. 투자 보조금을 받는 경우, 10년 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는 '가드레일' 조항을 포함한다.
황 CEO는 "중국시장을 잃는다면 이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유일한 존재다. 다른 중국은 없다"며 "중국과 교역할 수 없다면 미국 기업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다. 부품의 공급원이자 제품의 최종 시장으로서 중국을 대체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익은 규제는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봤다. 황 CEO는 "중국 시장은 미국 테크 업계의 약 3분의 1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미국 테크 업계가 (중국 시장 상실로) 생산시설의 3분의 1이 줄어든다면 아무도 미국 공장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사이가 경직되면 미국 반도체 업체의 소비와 공급 모두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 CEO는 (미국 정부와 의회가) 규제에 대해 신중하지 않으면 기술 산업에 피해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자체 칩 개발에 집중하는 점도 우려했다. 황 CEO는 "만일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첨단반도체를 살 수 없다면 그들은 스스로 만들 것"이라며 "미국은 이를 조심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 테크 기업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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