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5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482만5000원)보다 4.7% 증가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021년 3분기부터 7분기 연속 증가세다. 다만 실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제자리(증가율 0%)였다. 3분기 연속 정체 혹은 감소 중이다.
지갑 두께는 그대로인데 씀씀이는 커졌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2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5% 증가했다. 고물가에 식료품·비주류음료(-2.9%) 지출은 줄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 영향으로 음식·숙박(21.1%), 교통(21.6%), 오락·문화(34.9%) 등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단체여행비가 1년 전보다 1081.2% 폭증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소비지출은 6.4%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16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1% 감소했다. 2006년 통계 발표 후 1분기 기준 최저치다. 흑자율도 29.3%로 5.1%포인트 하락했다.
악화한 분배 지표도 눈에 띄었다.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6.0% 늘어난 데 반해 하위 20%(1분위)는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수준별 지출 내역을 보면 저소득층일수록 주거·수도·광열, 식료품·비주류음료 등에 대한 지출이 많았고 고소득층은 교통과 교육부문에 대한 지출 비중이 컸다.
국민 소득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의 5분위 배율'은 6.45배로 1년 전보다 0.25배포인트 악화됐다. 1분위와 5분위 가구 가처분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뒤 그 격차를 비교하는 지표다. 해당 배율은 2021년 이후 하락하다가 3년 만에 다시 올랐다.
정원 기획재정부 복지경제과장은 "소득 5분위 배율은 사회안전망과 물가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해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양호한 고용 흐름과 전반적인 소득 증가세가 소득·분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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